포항서 드론축구 열전… ‘절대강자’ 이카르스 우승 쾌거

“백 걸음 걸으려면 백 걸음 만큼 걷는 노력을 해야 한다. 팔십 걸음을 걸으면서 백 걸음을 바라면 안 된다.”

 

2024 세계일보 주최 전국 드론 축구대회에 도전장을 내민 팀 ‘이카르스’의 한기수 감독이 선수들에게 언제나 강조한 말이다. 평균 연령 13∼14세, 한창 꿈 많은 학생으로 모인 이 카르스 선수들이 감독의 당부에 결과로 대답했다. 이카르스가 대회 정상에 오르며 드론축구 2부 리그 4연속 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21일 경상북도 포항시 포항직업전문학교에서 열린 제7회 세계일보 드론축구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도론을 정비하고 있다. 포항=이재문 기자

이카르스는 21일 경북 포항시 포항직업전문학교 교육센터서 펼쳐진 드론 축구대회 블랙팔콘과의 결승서 세트 스코어 2-0(20-11 17-4)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400만원. 경기도 광주 지역을 연고로 하는 이카르스는 올해 열린 2부 리그 대회서 4연속 제패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는 역대 최초로 드론 낚시 대회와 함께 포항 일원서 펼쳐져 드론 레포츠의 가능성을 엿봤다. 2위는 블랙팔콘, 3위 학생 드론, 4위는 블루 스카이가 차지했다.

 

드론 축구는 국내에서 처음 개발돼 4차산업시대를 선도할 신개념 스포츠로 꼽힌다. 드론축구는 가로 17m, 세로 8m, 높이 5m 규격의 드론축구 전용 경기장서 치른다. 지름 400㎜, 무게 1100g 이하인 드론 축구볼을 원형 골대(지름 60㎝)에 넣으면 골로 인정된다. 한 팀당 선수는 5명. 서로 드론볼을 조정하면서 상대방 골대를 향해 공격과 수비한다. 득점을 할 수 있는 골은 팀원 중 골잡이 역할을 담당하는 선수만 할 수 있다. 상대 골잡이가 자신의 골대를 통과하지 않도록 수비 드론볼은 막아서야 한다. 3세트로 진행되는 경기의 한 세트당 시간은 3분씩이다. 이번 대회는 우천으로 인해 예선은 1세트로 치러졌고, 3∙4위전과 결승전만 3세트로 펼쳐졌다.

제7회 세계일보 드론축구대회에서 정희택 사장과 3위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항=이재문 기자

악천후 속에서도 드론축구를 향한 관심과 열정은 막을 수 없었다. 예선전부터 뜨거운 열기가 이어진 이번 대회엔 전국 각지서 80여명의 선수가 모여 승부를 겨뤘다. 각 팀의 응원단은 “막아!’, “골, 골!” 등 선수들을 격려하며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마치 미국의 풋볼을 연상시키는 ‘육탄전’도 벌어져 드론 부품이 박살나 불이 꺼지는 ‘부상자’도 경기 중 속출했다.

 

전승(3전 3승)으로 예선을 뚫은 이카르스의 경기력은 완벽했다. 준결승서도 ‘학생 드론’을 15-12로 꺾은 이카르스는 결승서 블랙팔콘에게 단 한 세트도 허용하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의 탁월한 조종 능력 덕분에 전술이 완벽하게 수행됐다. 공격을 맡은 드론볼은 2개, 골문을 지키는 드론볼 3개를 띄운 이카루스의 수비는 무결점에 가까웠다. 두 개의 드론볼이 나란히 골대를 수평으로 막는 고도 유지를 자랑했다. 다른 하나의 수비 드론볼은 상대팀의 공격 드론과 격렬하게 부딪히며 득점을 저지했다. 결국 결과도 이카르스의 승리. 감독과 어린 선수들은 우승이 확정되자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제7회 세계일보 드론축구대회에서 정희택 사장과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21일 경상북도 포항시 포항직업전문학교에서 제7회 세계일보 드론축구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재문 기자

대회 내내 열띤 전술 지도를 한 한기수 이카르스 감독은 “4연속 우승이라 특별히 더 기쁘다”며 “아이들이 그만큼 따라줬기 때문이다. 쉽게 가질 수 없는 승리를 얻기 위해선 언제나 노력해야 한다고, 노력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고 강조해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카르스의 주장 김재이(16) 군은 “작년에 열린 세계일보 대회선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었다”면서 “이번에 결국 우승을 따내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