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특검법 표결 불참’ 조국에 견제구… “고인 물 넘어 상한 물”

“특검으로 尹정권에
경고하란 게 국민 요구
조 대표 있어야 했던 곳은 국회”
‘텃밭’ 호남서 혁신당의
세 확장 시도에 불편한 기색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과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수사를 위한 특검법 등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불출석한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검법안 처리를 위한 표결 불참을 지적하는 동시에 전남 영광·곡성군수 보궐선거의 최대 경쟁상대인 혁신당을 향해 견제구를 날리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재·보궐선거 지원단장인 황명선 의원은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민생은 물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지 않는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극에 달아 두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에 무서운 경고를 줘야 한다는 것은 이미 국민의 강력한 요구”라며 “조국 대표가 있어야 할 곳은 국회였다”고 했다.

 

황 의원은 “국민의 명령에 진보진영의 쇄빙선을 자처하던 혁신당의 다수 의원이 19일 표결에 불참했다”며 “당을 위한 재·보궐선거 지원도 중요했겠지만 국민의 요구가 우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알던 조 대표라면 19일 있어야 했던 곳은 영광이 아니라 국회 본회의장”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민석 최고위원도 “국가적 중대시기에 국민적 관심사의 국회 의결에 빠지는 소탐대실은 엄히 비판받아야 한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무엇이 중한지를 가리는 감각도, 왜 비판받는지를 성찰하는 염치조차 잃었다면 이미 고인 물을 넘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혁신당을 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조 대표가 지난달 영광·곡성에서 민주당과 대결하겠다고 ‘선전포고’하면서 “고인 물은 썩는다”고 했던 말을 받아친 것으로 해석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도 특검법안 국회 처리 당일인 19일 본회의장에서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의원들이 나타나지 않자 휴대전화로 빈자리를 촬영하며 “조 대표는 왜 안 온 거야”, “이런 식으로 의정활동을 하면 되겠어” 등 발언을 했다. 이후 본인 발언이 화제가 되자 “조크(장난)였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 때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구호를 내세워 12석을 확보하고 원내에 진입한 혁신당이 ‘텃밭 지역’인 호남에서 자신들과 맞붙는 상황을 불편해하는 기색이다. 민주당은 혁신당의 세 확장을 막기 위해 전남지역 현역 의원들을 비롯한 전남도당 위원회가 총력전에 나섰다. 이날 박찬대 원내대표도 영광·곡성을 찾아 힘을 보탰다.

 

조 대표는 영광과 곡성에 각각 월세방을 얻어 숙식하며 보궐선거를 진두지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