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전국 드론 낚시&축구 대회’가 열린 21일 경북 포항시 영일대해수욕장 일대는 굵은 장대비 속에서도 드론 강태공들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꾸준히 대회에 문을 두드려온 참가팀뿐만 아니라 국내 최고령 드론 축구팀과 3대 가족 등 특색 있는 팀들이 참여해 대중 레포츠로 성장한 드론낚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영일대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 드론낚시대회는 우천에도 50여개팀 150여명의 참가자가 몰려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참가자들은 진흙으로 변해 버린 모래사장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가 하면, 외투가 비에 젖는 줄도 모른 채 드론낚시의 매력에 흠뻑 매료됐다.
이번 대회에선 2019년 제2회 세계드론낚시대회부터 끈질긴 도전을 이어온 ‘안루사랑’의 안종현(45)씨가 첫 우승의 기쁨을 안았다. 지난해 4월 충남 태안군에서 열린 6회 대회에서 갈매기와 드론이 부딪쳐 중도 포기했던 안씨는 이번 우승으로 그간의 불운을 말끔히 씻어냈다. 그는 “팀이 아닌 개인으로 참가해 오히려 드론낚시에 집중할 수 있었고, 집과 가까운 곳에서 열려 체력적으로 부담이 적었다”고 우승 요인을 분석했다. 2인 이상 팀 참가가 원칙이었던 규정이 이번 대회부터 1인 이상 개인 참가가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평균연령 65세의 국내 최고령 드론 축구팀인 ‘화순유림어스’의 첫 드론낚시대회 참가도 눈길을 끌었다. 화순유림어스의 이병재(66)씨는 “드론에 대한 열정만큼은 청년들 못지않다”며 “향후 대회에선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드론낚시대회는 회차를 거듭하며 가족과 친구들이 한데 모이는 연례행사가 돼가는 모습이다. 경북 봉화에서 온 이상국씨 부부의 ‘블루스카이’팀은 딸과 사위, 두 외손녀까지 3대가 참가해 훈훈한 모습이 연출됐다. 이씨는 “지난해 고흥에서 열린 대회는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참가를 못 했다”며 “이번엔 동탄에서 온 딸과 사위, 두 외손녀까지 참가해 어느 때보다 뜻깊었다”고 말했다.
각각 경북 의성군과 경산시에서 온 배유수(68)씨와 아들에게 이번 대회는 만남의 장이 됐다. 낚씨 경력만 50년이 넘는 배씨는 “낚시를 좋아하는 저와 드론을 좋아하는 아들에게 이번 대회는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동창 3명이 모인 ‘금오산’팀의 노병관(51)씨는 “(수상을 못 해도) 모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며 “각지에 떨어져 사는 친구들끼리 모인 만큼 오늘도 근처에서 회포를 풀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