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대선서 ‘IMF 재협상’ 좌파 야당후보 승리

국가부도 2년여 만에 처음 실시된 스리랑카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 성향 야당 후보 아누라 디사나야케 인민해방전선(JVP) 총재가 당선됐다.

 

아누라 디사나야케 인민해방전선(JVP) 대표(55)가 21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투표를 마친 후 잉크가 묻은 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리랑카 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개표 결과 디사나야케 후보가 42.31%의 득표율로 승리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달 21일 1차 개표에서 디사나야케 후보는 39.5%로 1위를 차지했지만, 50% 이상을 득표하지 못해 2차 개표를 거쳤다. 스리랑카 대선에서 2차 개표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차 개표 당시 중도 성향인 제1야당 국민의힘연합(SJB) 총재 사지트 프레마다사 후보가 34%로 2위, 무소속 라닐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은 17%로 3위에 그쳤다.

 

이번 대선에는 38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2019년 11월 직전 대선에서 당선된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경제정책 실패로 2022년 5월 국가부도를 선언한 뒤 시위대에 쫓겨 외국으로 피신했다.

 

당시 총리였던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이 같은 해 7월 헌법에 따라 국회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돼 전임자의 잔여임기 2년을 채웠다.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은 작년 3월 29억달러(약 4조원)의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지원을 확보하고 채무 재조정 작업을 추진하는 한편, 증세와 에너지 보조금 폐지 등 긴축정책을 펼쳤다.

 

반면 야당 후보인 디사나야케, 프레마다사는 IMF와 재협상해 민생고를 덜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디사나야케 당선인은 23일 오전 취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