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해해경, ‘신안 VTS 구축’ 업체 감싸기 의혹

동의서엔 “서해청 전용 장치 설치”
‘기부채납 불수용’으로 입장 선회
자문위까지 별도 개최… 논란 증폭

호환되지 않은 전남 목포 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을 구축하려 해 논란이 일었던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이 이번에는 업체 감싸기 의혹에 휩싸였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세계일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전남 신안 지역에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전남해상풍력㈜은 2022년 12월 서해해경 목포광역VTS추진단과 VTS 레이더 차폐(음영) 해소를 위해 3개 조항으로 동의서를 작성했다. 이 동의서를 보면 전남해상풍력은 2기의 레이더를 설치하는데 각 레이더에 서해청 전용 추적 장치를 설치해 레이더 정보를 중단 없이 신안연안VTS센터와 연계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보안성 강화 등을 위해 국가 공공기관 제어시스템 보안 가이드라인 및 해양경찰청 보안규정에 만족하도록 구성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서해청이 동의서 내용과 다른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음영구역을 발생하게 만든 전남해상풍력에서 레이더를 설치해 국가에 기부채납하면 되는데 서해청이 기부채납 불수용 결정을 내리면서다. 통상적으로 사용자 원칙에 따라 VTS가 설치되고 나면 항상 기부채납 형태로 문제를 해결한 데 반해 본청 내규에도 없는 자문위원회까지 별도로 열어 기부채납 불수용 결정을 내렸다. 이를 두고 일선에선 전례가 없던 것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관제사는 “당초 동의서에 전남해상풍력과 레이더를 같이 본다는 것은 없었던 내용”이라며 “국가보안시설의 관제 시스템을 민간 기업과 같이 봐야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서해청 관계자는 “이번 경우는 민간과 함께 사용하는 조건으로 레이더를 기부채납 받는 사례”라며 “검토위원회 회의 결과 관련 법령 검토 등을 이유로 기부채납 불수용으로 최종 의결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남해상풍력은 지난해 3월 VTS시스템 보완 레이더설비 구축 사업자로 선정된 G사가 신안VTS와 연동 대신 별도 새 시스템을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G사는 서해청에 추가 설치할 레이더 정보는 기존 시스템과 연동할 수 없기에 별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관제사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이미 G사는 1대의 레이더에 1대의 추적 장치를 현장에 설치했지만 무선허가 당국으로부터 일부 규정을 만족하지 못해 다시 보완 지시 등이 내려져 반려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