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일 “금투세 토론회는 역할극” 지도부 “오해 살 발언… 사과하라”

민주, 24일 3대3 토론회 놓고 논란
당내 분위기는 ‘유예’로 굳어져
한동훈 “약속 대련에도 못 미쳐”
與 24일 금투세 폐지 촉구 간담회

더불어민주당이 24일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여부를 놓고 3대3 공개 토론회를 진행한다. 당내 기류가 ‘유예’로 굳어진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토론회를 하루 앞둔 23일 “금투세 토론회는 역할극”이라고 한 이강일 의원에게 사과하고 해명할 것을 지시했다. 국민의힘은 “국민이 원하는 폐지는 쏙 뺀 국민 기만 가스라이팅”이라며 각을 세우는 한편, 토론회 당일 금투세 폐지 촉구 간담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란 주제로 열리는 민주당 토론회에는 금투세 시행론과 유예론으로 팀을 짜 3대3 토론이 진행된다. 유예팀에서는 김현정·이소영·이연희 의원, 시행팀에서는 김영환·김성환·이강일 의원이 토론자로 나선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민병덕, 김영환 의원(왼쪽부터)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투자소득세 정책토론회인 '금투세 디베이트' 개최 계획 등에 대해 밝히고 있다. 뉴스1

유예팀에서는 상법 개정 등 국내 주식시장 전반의 체제 개혁이 우선이라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 조항 신설 등 주주를 등한시하는 현재의 한국 시장부터 개선하자는 취지다. 또 주식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조세 저항이 우려된다는 점과 상품별 과세를 인별 과세로 시행하는 과정에서 제도적 미비점도 짚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시행팀에서는 금투세가 여야 정치권과 현장 증권업계가 합의한 내용인 만큼 제도 시행을 정무적 이유로 미룬다면 도리어 시장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의견을 개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금투세 과세 대상은 극소수이고, 내년은 선거가 없는 만큼 시행 적기라는 주장을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당내 분위기는 유예로 굳어진 모양새다. 이른바 ‘신친명’으로 불리는 김민석 최고위원과 이언주 최고위원 등이 공개적으로 유예를 주장한 데 이어, 공개적으로 유예를 주장하는 의원들이 한두 명씩 늘어나면서부터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시행 반대 토론 주자 모집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귀띔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이강일 의원이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켰다며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최근 금투세 시행을 비판하는 투자자들의 항의 문자에 “이번 토론은 디베이트 토론으로 역할극 일부”라는 답장을 보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토론회 취지와 사실에 대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적절한 내용이라는 얘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토론회 당일 금투세 폐지 간담회로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민주당 토론회를 겨냥해 “약속대련에도 미치지 못하는 역할극”이라며 “국민은 폐지를 원하는데 유예와 시행 둘 중 하나를 고르라는 일종의 가스라이팅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하루하루 변동성이 커지는 시장에서 거대 야당의 혼란스러운 메시지가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깊이 새겼으면 한다”며 “국민의힘은 내일(24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와 1400만 주식 투자자 살리는 금융투자소득세 전면 폐지 촉구 서한 전달식 및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