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건전성 악화될라”… 美 ‘빅컷’에 긴장하는 보험업계

금리 내리면 자본 감소… 지급 여력 하락
생보사 부채 듀레이션 길어 더 타격 클 듯
보험硏 “계약 이전 등 부채 구조조정 필요”

최근 역대급 실적을 낸 보험업계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으로 긴장하고 있다. 조만간 한국은행까지 금리 인하에 동참하면 자산 운용의 수익성을 올리기 어려워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준금리가 3.5%에 처음 진입한 지난해 1월 새 국제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된 뒤 지난 18개월 동안 고금리 기조가 유지돼 보험사의 이익과 자본이 크게 증가했다.

사진=뉴스1

업계에서는 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보험사의 지급여력(K-ICS)이 하락,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IFRS17은 보험 부채의 평가 기준을 계약 시점의 원가가 아닌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시가로 평가하는 회계처리 기준이다. 따라서 미래 이익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이 얼마나 많은지가 보험사 실적을 좌우한다. 금리 하락 시 부채의 금리 민감도는 자산의 금리 민감도보다 커 부채가 늘게 되고, 결국 보험사의 자본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금리가 내려가면 자산의 가치도 늘어나지만, 보통 부채의 만기가 더 길기 때문에 부채 증가 폭이 훨씬 커지기 마련이다.

특히 생명보험사 상품은 가입 기간이 길기 때문에 부채 지속기간(듀레이션)이 손해보험사보다 길어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는 구조적으로 부채 듀레이션이 길 수밖에 없는 탓에 손보사보다 금리 민감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며 “신규 투자도 금리 인하 시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 회사별로 자산 운용 포트폴리오 개선에 한창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보험연구원이 발간한 ‘K-ICS 할인율과 보험회사 자본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포인트 하락하면 생보사 K-ICS는 25%포인트, 손보사는 30%포인트 각각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보험사는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계약으로 자본관리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계약 재매입, 계약 이전과 같은 부채 구조조정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