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전 불사' 이스라엘, 헤즈볼라 공격 계획 감지 뒤 선제타격

레바논 남부 공습… 최소 7명 사상
교전 격화 속 전면전 불사 의지
“바이든 레임덕… 이 설득 힘들 것”

가자전쟁 이후 어느 때보다 전면전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대규모 공격 계획을 사전에 감지한 뒤 레바논 남부지역에 광범위한 공습을 가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 북부의 안보를 회복하기 위해 지상군을 레바논에 투입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도 거듭 천명해 사실상 헤즈볼라와 전면전도 불사할 뜻을 분명히 했다.

22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집킨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발생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N방송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IDF) 수석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급습 가능성에 대해 북부 이스라엘 주민들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현재 레바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헤즈볼라와 관련된 목표물들에 대한 ‘광범위한 정밀 폭격’을 진행 중이라고도 밝혔다.

 

레바논 현지 주민들에겐 대피 경고가 내려졌다. 하가리 대변인은 “헤즈볼라가 무기 보관 등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건물 주변에 거주하는 민간인들은 즉시 위험 지역에서 벗어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이어 헤즈볼라의 대규모 로켓 공격 정황이 포착돼 이날 오전 6시30분쯤 폭격이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현지 매체 알마야딘은 이스라엘 국경에서 100㎞ 떨어진 중동부 바알베크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최소 1명이 죽고 6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양측 간 전면전 위험이 커지자 중국은 이스라엘에 체류하고 있는 자국민에 “가능한 한 빨리 떠나라”고 촉구했다. 중국은 지난달 레바논에 있는 자국민들에게도 철수를 권고했다. 미국은 21일 레바논에 있는 자국민에게 현지를 떠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동에서의 긴장 고조에 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확전을 막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 대선 후보 사퇴 이후 급속한 레임덕(권력 누수)에 직면한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설득하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21일 미국 당국자들이 이스라엘의 군사적 결정에 대한 자신들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동 내 이란 지원 무장 세력은 헤즈볼라의 호출기·무전기 폭발 등과 관련해 전자기기에 대한 전면 검사를 할 방침이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전사 연합인 제닌대대의 한 고위지휘관은 “우리는 장비를 멀리할 것”이라며 요원들은 이미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이스라엘이 해킹한 것으로 의심되는 무전기를 버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