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레바논 수도 표적 공습…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겨냥

무선기기 폭발사건 이후 대응을 다짐한 레바논을 상대로 선제공격에 나선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표적 공습했다.

 

23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자세한 내용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저녁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남부 외곽 표적 공습이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알리 카라키를 겨냥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카라키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AFP연합뉴스

이날 베이루트 공습은 지난 20일 남부 외곽의 주거용 건물을 표적 공습해 이브라힘 아킬 등 헤즈볼라의 군사작전을 주도하는 지휘관들을 살해한 지 나흘 만이다. 이스라엘 현지 일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카라키는 아킬 후임으로 임명된 2명의 고위 지휘관 중 한 명이다.

 

카라키는 헤즈볼라의 군사·안보 활동을 총지휘하는 지하드위원회의 위원 중 한명이다. 지하드위원회 위원은 모두 7명이었지만 7월 푸아드 슈크르와 아킬이 이스라엘군에 잇달아 폭사하면서 5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베이루트 외에도 남부와 동부에서 대규모 공습을 감행, 헤즈볼라 시설 800개를 타격해 27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지난해 10월 이후 저강도로 유지되던 양측의 무력 충돌이 무선호출기·무전기 폭발 사건 이후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으로 더 격화하고 있는 흐름이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내 헤즈볼라 시설 인근의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더욱 광범위한 공격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안보 내각회의에서 “(레바논과 인접한) 북부에서 힘의 균형, 안보의 균형을 바꾸겠다고 약속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수행하고 있는 일”이라면서 “이스라엘의 정책은 그들(헤즈볼라)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위협을 선제 제압하는 것"이라고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