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 사줄게” 말에 속아 따라간 소년…73년 만에 가족 만났다

사탕을 사주겠다는 말에 속아 따라갔다가 유괴를 당한 미국의 한 소년이 70년 만에 가족과 극적 재회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루이스 아르만도 알비노는 지난 6월 온라인 조상 찾기 검사와 경찰, 연방수사국(FBI)의 도움으로 오클랜드에 사는 가족들을 70여년 만에 만났다.

 

6살 때 유괴당한 루이스 아르만도 알비노(오른쪽)가 친형 로저 알비노와 재회한 모습. 로저는 지난 8월 세상을 떠났다. 머큐리뉴스 보도화면

이들 가족의 헤어짐은 1951년 2월 2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푸에르토리코 태생인 알비노는 형인 로저 알비노와 함께 웨스트 오클랜드의 한 공원에 있다가 한 여자의 사탕을 사주겠다는 말에 따라갔다가 가족과 생이별했다. 알비노는 유괴된 이후 동부지역에 사는 한 부부의 아들로 살았다.

 

수십년간 가족과 생이별한 알비노는 73년 만에 가족과 재회했다. 그의 조카딸인 알리다 알레퀸이 지난 2020년 재미 삼아 받으 온라인 DNA 검사가 계기가 됐다.

 

알레퀸은 자신의 유전자와 22%나 일치하는 남자가 존재한다는 검사 결과에 외삼촌 찾기에 나섰다. 알레퀸은 그 남성이 말로만 듣던 삼촌일 수 있다고 생각했고 조사를 시도했다.

 

하지만 당시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던 중 올해 초 오클랜드 공공도서관에서 알비노의 사진이 실린 예전 신문 기사를 확인했고 이를 오클랜드경찰에 알렸다.

 

경찰은 알비노 실종사건을 다시 조사했으며 알비노와 알레퀸 어머니의 DNA 검사 등을 통해 알비노가 실종됐던 아이임을 확인했다.

 

알비노가 유괴당하기 전 형 로저와 함께 찍은 사진. 머큐리뉴스 보도화면

알레퀸은 “결과를 알려준 수사관들이 집을 떠난 후 가족들이 울기 시작했다”며 “나는 엄마의 손을 잡고 ‘우리가 그를 찾았다’고 말했다. 정말 황홀한 순간이었다”고 했다.

 

알비노는 FBI와 법무부의 도움으로 지난 6월 24일 여동생과 형을 다시 만났다. 형은 동생을 찾은 지 두 달여 만인 지난달 세상을 떠났다.

 

알레퀸은 “2005년 세상을 떠난 외할머니는 마지막 순간까지 아들이 살아있을 것이란 희망을 놓지 않았다”며 “삼촌은 70년 넘게 실종됐었지만, 항상 가족들 마음속에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