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 아래 후원사들에 300억원대 수의계약을 몰아줬다고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이 24일 주장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정 의원이 대한체육회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체육회는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약 4년반 동안 후원사 및 관계사 14개 업체와 총액 310억원 규모의 불법 수의계약 162건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스포츠 의류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아웃도어는 108억원대 물품 공급 수의계약 66건을, 한진관광은 도쿄올림픽 급식 지원센터 운영 장소선정 대행 용역 등 82억원대의 수의계약 64건을 따낸 것으로 나타났다.
체육회는 공공기관이어서 물품·용역 계약 시 국가계약법에 따라 공개 경쟁입찰을 해야 하지만,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은 경우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는 자체규정을 만들어 이같은 계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체육회는 승인권한 없이 협의권한만 가진 문체부의 승인을 받고서 이같은 계약을 체결했다고 정 의원 측은 지적했다. 문체부는 2021년 2월 ‘시중 가격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체육회의 수의계약 허용 요청을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후원사는 체육회와 연간 최소 2000만원, 최대 10억원에 달하는 후원 계약을 체결하고서 사실상 독점 공급권을 따낸 것으로 정 의원 측은 의심하고 있다. 정 의원은 “체육회가 후원 수익을 벌기 위해 마케팅 권한과 광고권에 더해 물품 독점 판매권까지 주는 수상한 거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문체위 현안질의에서도 “통상적으로 물품과 용역 구매시 2000만원 이상일 경우 수의계약을 할 수가 없는 등 대통령령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데, 체육회는 ‘문체부 승인이 있었다’며 (상위규정인 국가계약법을 어기고) 자체 규정만으로 수의계약을 했다”고 문체부와 체육회를 몰아세웠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이런 부분은 문체부가 대단히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에게도 사죄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