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를 넘어서도 일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실업급여도 고령화하고 있다. 올해 실업급여 전체 수급자 수는 1.6%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60세 이상 수급자는 8.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실업급여 수급자 수는 126만1000명, 수급액은 7조7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6%, 4.1% 늘어났다. 연령별로 보면 29세 이하와 40대는 소폭 줄었고, 30대, 50대, 60대 이상은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60세 이상에서 증가 폭이 가장 크다. 60세 이상 수급자 수와 수급액은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각각 8.1%, 10.1% 늘어났다.
전체 실업급여 수급자 수에서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전체 실업급여 수급자 중 60세 이상 비율은 25.4%였는데 올해 1∼7월로 보면 27.7%를 기록해 소폭 증가했다. 이 비율은 2013년만 해도 11.1%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실업급여 대상 연령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현행 고용보험법에 따르면 만 65세 이후 신규 취업자는 실업급여 적용 대상이 아니다. 65세 이전에 입사해 65세가 지나 퇴사하면 받을 수 있으나 65세에 새롭게 취업한 경우는 비자발적으로 일자리를 잃더라도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은 ‘65세 이상 신규 취업자의 실업급여 적용에 따른 쟁점과 과제’ 보고서에서 2022년 기준 65세 이후 취업해 비자발적으로 일자리를 잃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인원을 19만3000명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2022년 말 65세 이후 새로 취업한 고령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지금까지 논의는 답보 상태다. 다만 최근 정부가 국민연금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법적 정년(만 60세) 연장 논의가 부상하고 있는 점은 변수다. 65세 이상도 65세 이전 취업자인 경우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법이 개정된 게 2013년이었는데 당시 경제활동 인구의 고령화가 주요 이유로 작용했다.
안준기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법적 정년이 60세인데 가령 65세로 연장된다고 하면 실업급여 수급 제한 연령도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게 맞다”고 밝혔다. 고용부 관계자도 “연금 개시 연령 및 법정 정년 등 연관된 다른 제도가 바뀔 시에는 논의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