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문화공간 새단장… ‘옛 부산시장 관사’ 시민 품으로

40년 만에 ‘도모헌’으로 재개관

전두환 지시 대통령 별장용 설계
市, 87억원 투입 리모델링 거쳐
공연·행사·교육공간으로 탈바꿈
권위주의적 모습 벗고 완전 개방

옛 부산시장 관사가 재건축(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40년 만에 ‘도모헌’이라는 이름으로 부산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도모헌’이라는 이름은 ‘휴식과 만남, 신선한 아이디어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무엇이든 자유롭게 도모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옛 부산시장 관사가 리모델링을 통해 ‘도모헌’이라는 이름으로 부산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사진은 도모헌 전경. 부산=오성택 기자

부산시는 24일 옛 부산시장 관사에서 ‘도모헌’ 개관식을 열고, 시민들에게 완전 개방했다. 개관을 하루 앞두고 찾은 도모헌 외관은 건물 중앙 현관 캐노피(전방으로 튀어나온 구조물)와 철제 정문이 철거된 것을 제외하면 특별히 바뀐 곳을 찾기 힘들었다. 반면 건물 내부는 전면 변경됐다. 시민 휴게공간으로 꾸며진 본관 1층은 미술 전시회 등을 열 수 있는 소소풍 라운지와 공유 오피스, 카페가 들어섰다. 대통령과 시장 숙소로 사용되던 2층은 다목적 공간 ‘번루’와 소규모 국제 행사가 가능한 콘퍼런스룸 ‘취람’, 휴게 공간 미팅룸 ‘두록’ 등으로 꾸며졌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공간에는 계단식 강연장이 새로 증축했다. 본관 건물과 계단식 강연장 사이에 1m 남짓 공간 바닥에 세석(잘게 부순 자갈)을 깔고, 과거(본관의 벽돌)와 미래(신축 계단식 강연장)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꾸민 것이 특이하다. 또 평소 시민들이 즐겨 찾는 야외공간은 다양한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보행로를 개선해 ‘소소풍 정원’으로 꾸몄다.

새로 조성된 계단식 강연장은 명사들의 특강 장소로 활용될 예정이다. 부산=오성택 기자

도모헌으로 이름이 바뀐 옛 부산시장 관사는 1985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로 대한민국 1세대 건축가 김중업이 대통령 별장용으로 설계했다. 리모델링을 총괄한 건축가 최욱은 김중업의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새롭게 재해석하는 창의적 복원을 추구했다. 기존 틀에서 벗어나 현재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구성해 과거 권위적인 관공서 건물의 모습에서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거듭났다는 게 부산시 설명이다. 시는 박형준 시장 취임 이후 열린행사장으로 활용하던 옛 부산시장 관사를 공연·행사·교육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전면 개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7월 87억원을 투입해 리모델링에 들어가 올해 6월 공사를 마쳤다. 새롭게 탄생한 도모헌은 부산의 ‘유니크 베뉴’(이색 지역 명소)로 지정돼 콘퍼런스(학술회의) 등 소규모 국제행사와 리셉션(연회) 장소로 활용할 예정이다. 개방시간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6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9시 운영하며,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무다.

박형준 시장은 “도모헌이 부산의 문화적 소양과 안목, 부산시민의 품격을 보여주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