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교란’ 드론전 난무… 공포에 떠는 여객기

우크라·중동 전쟁서 가짜 신호 영향
비행경로 오작동 등 위험 요소 부상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에서 드론, 미사일 등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전자전(electronic warfare)이 항공기 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으로 이어지며 항공업계에 위험 요소로 부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드론과 미사일을 막기 위해 상대 네트워크에 보내는 ‘가짜 신호’가 민간 여객기의 GPS에 영향을 미쳐 비행경로를 잘못 지정하는 등 GPS 교란(spoofing·스푸핑)이 수시로 발생해 항공사와 조종사, 항공 안전 담당자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국제공항에 여객기가 나란히 서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EPA연합뉴스

스위스 엔지니어링 컨설턴트사인 ‘SkAI 데이터서비스’와 취리히 응용과학대학 분석에 따르면 GPS 교란의 영향을 받는 항공편은 지난 2월 하루 수십 편이었으나, 8월에는 1100편이 넘을 정도로 급증했다.



항공업계는 GPS 교란이 약 1년 전부터 민간 여객기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특히 최근 6개월간 가짜 GPS 신호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GPS 교란은 대부분 전쟁 지역에서 상대 드론과 미사일을 막기 위해 가짜 신호를 보내는 데 따른 것으로, 점차 전쟁 지역을 넘어 더 많은 민간 항공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최신 여객기는 GPS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가짜 데이터가 조종석 시스템을 통해 연쇄적으로 발생할 경우 짧게는 몇분에서 길게는 비행 내내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GPS 교란으로 민간 항공기가 허가 없이 이란 영공으로 진입할 뻔한 일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