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이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 빈틈없는 ‘보통의 가족’을 만들어냈다.
24일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허진호 감독과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자신의 아이들의 범죄 사건에 연루되자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처절한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영화다.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덕혜옹주'를 선보인 허진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날 시사회에서는 극 중 하이라이트인 세 번의 식사 장면에 대해 비하인드 스토리가 펼쳐졌다.
당시를 회상한 허진호 감독은 "배우들이 약 8번이나 똑같은 연기를 해야 했다. 보통 화면에 나오지 않으면 리액션정도만 해주는데 김희애 배우가 화면에 나오지도 않는 데 울었다"라며 "그래서 다른 배우들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냉철하고 이성적인 변호사 재완을 연기한 설경구는 "감독님께서 8번 찍었다고 하셨는데 커트당 하면 100번 찍은 것 같다"라며 "해도 해도 끝이 안 났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멀리서 식사 장면이 화기애애할 수 있으나 카메라가 테이블 가까이 올수록 미묘하게 생기는 균열과 묘한 위화감을 표현하려 했다"라며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는 장동건은 소아과 의사 재규 역을 맡았다. 그는 "촬영하면서는 그 장면 찍을 때 배우들이 가장 많이 힘들어했다. 육체적으로 힘든 장면은 없었지만 네 명의 다른 입장과 심리를 표현해야 했다"라면서도 "너무 드러낼 수 없고, 한쪽이 표현하면 이쪽에서 뭔가 해야 하고 네 관계가 유기적으로 얽혀 있어서 그런 걸 세심하게 조율하는 것 때문에 기가 많이 빨리는 신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조금 어려움은 있었지만 그 장면을 찍을 때 네 배우가 함께 모여 꽤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즐겁고 좋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워킹맘 연경을 연기하는 김희애는 "울어야 할 때에는 눈물이 쏙 들어가고 울지 말아야 할 때는 눈물이 나온다. 제 마음대로 잘 안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파트가 끝나고 모니터하러 가야하는데 너무 힘들어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극 중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가장 중립적인 시선에서 바라보는 지수 역을 맡은 수현은 선배들과 호흡에 대해 "텐션을 뚫고 어떻게 말을 하고 입을 뗄지 가장 고민되고 힘들었다"라며 "듣기만 해도 정말 많은 감정이 요동치는 신들이 많았다"라고 토로했다. 식사 장면 촬영은 "긴 시간에 걸쳐 이뤄져서 지루할 법도 한데 감독님이 ‘이렇게 저렇게 다르게 해볼까’ 제안해주실 때, 배우들도 ‘네 그렇게 해보겠다’고 대답하며 자연스레 또 다른 집중하는 힘이 생기는 거 같다. 에너지가 떨어질 틈 없이 잘 유지됐던 거 같다"고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