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영선 제기한 공천 의혹, 보자마자 킬했다” [세계초대석]

보수 콘크리트 지지기반 무너져 내려
한동훈 대표 ‘술 안 먹는 윤석열’ 불려
尹과 다른 판단 못하는 우유부단함 보여
이재명 중심의 민주, 당 체질은 약화

김영선 측 칠불사서 메시지 보여줘
공천개입 의혹 보자마자 ‘킬’ 시켜
대립에만 매몰된 국회에 강한 불만
개혁신당, 정치판 큰 덩어리될 것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최저치를 기록한 데 대해 “보수의 콘크리트 지지기반인 무직·은퇴층, 가정 주부층, 자영업자층 중에서 자영업자층이 완전하게 이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여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과 다른 판단을 할 용기가 적어서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니까 지지율이 동화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최근 불거진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개혁신당이 김영선 전 의원과 공천거래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은 정면 반박했다.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가 자신과 친분이 있는 정치권 인사 명태균씨에게 4·10 총선 당시 김 전 의원의 경남 김해갑 출마를 권했다는 뉴스토마토의 보도로 제기됐다. 이는 김 전 의원과 명씨, 그리고 이 의원이 3월1일 경남 하동 칠불사에서 회동하며 해당 정황을 폭로하는 대가로 김 전 의원을 개혁신당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으로도 번졌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23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지지율 반전 포인트를 만들기 힘들 것이고,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과 다른 판단할 용기가 없어 보인다”며 “개혁신당이 더 큰 덩어리가 돼야 한다는 다짐을 매일 한다”고 말했다. 남제현 선임기자

이 의원은 이에 “(김 전 의원 측이 제시한) 텔레그램 캡처본을 보자마자 바로 ‘킬’했다”며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김해로 옮기라고 했는데, 전략공천을 주지 않고 경선하라고 하면 어떡하느냐는 게 그들의 주장이었고, 메시지에는 (김 여사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과 인터뷰는 지난 23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추석 지역구 민심은 어땠나.

“경제에 대한 총체적인 고민이 많았다. (제 지역구인) 동탄은 젊은 세대가 많이 사는 특수한 동네인데, 이자율에 대한 언급을 많이 했다. 대출 이자를 갚는 게 가처분 소득에 큰 영향을 주다 보니 (당국의) 이자율 관리 문제와 관련해 자신들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최근 불거진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이 개혁신당 공천거래 의혹으로 번졌는데.

“제가 김 전 의원에게 비례를 주겠다고 하고 폭로를 종용했다고 하는데, 거꾸로다. 제가 (비례 1번) 요구를 거절하니까 김 전 의원이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가 부탁하고, 다른 당 인사에게도 전국 조직을 만들어줄 테니 비례대표를 달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의 ‘앵김’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칠불사에서 봤다는 텔레그램 내용은 명씨 해명대로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게 맞나.

“명씨와 김 전 의원은 자신들의 표현으로 ‘당했다’고 생각하는 시나리오를 설명하고, 거기에 부합하는 텔레그램 메시지 사진을 한장 보여줬다. 저와 (동석한) 천하람 의원은 공히 김 전 의원이 김 여사에게 보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메신저든 받는 사람의 이름이 표시되지, 보낸 사람 이름은 안 뜨지 않나.”
 

―현장에서 완결성이 떨어진다고 반응했다고 밝혔는데.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하는 파면만 있었다. 보자마자 ‘킬’했다.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김해로 옮기라고 했는데, 전략공천을 주지 않고 경선하라고 하면 어떡하느냐는 게 (김 전 의원과 명씨의) 주장이었다.

만약 가만히 있는 김 전 의원에게 김 여사가 ‘김해로 가야겠어’라고 했다면 공천 개입이다. 그런데 컷오프가 주지의 사실이었던 김 전 의원이 ‘나 컷오프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고 (김 여사에게) 부탁했다면 공천 개입이라고 보기에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메시지에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취지의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지만 천 의원이 김 전 의원의 폭로 기자회견문을 작성했고, 다음 날 열린 금태섭 전 의원 사무소 개소식에서 지도부와 이 문제를 논의했다는 보도도 있다.

“기자회견문을 작성했다는 이야기는 천 의원으로부터 못 들었다. 금 전 의원 사무실에서 모인 건 공식 회의도 아니었고, 차 한잔 하는 자리에서 서로 근황을 공유하다가 ‘어제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한 정도였다. 비례 이야기하며 진지하게 논의하는 상황이 아니었다.”

―명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칠불사에서 삽질하는 사진은 무엇인가.

“새벽 4시에 서울로 올라가려는데 명씨와 주지 스님이 기념식수해달라며 나무를 준비해놓고 차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주술이냐는 이야기도 하던데, 그러려면 우리가 나무를 준비해 가야 하는 것 아닌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때 명씨의 도움을 받은 건 맞나.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시는 ‘코로나 선거’였기 때문에 조직 동원을 할 일도 없었고, 연설문 작성과 방송 출연 관련해서도 다 제가 했다. 지방을 다닐 때도 명씨가 도움 줄 만한 게 하나도 없었다.”

―김 여사 특검법에 찬성했는데 향후 어떻게 전망하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판결 같은 경우는 많은 사람이 공범에 대한 판단과 김 여사에 대한 판단이 너무 차이가 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것 같다. 그래서 채 상병 특검과 다르게 김 여사 특검은 여론이 좀 더 불타오를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때 고심이 될 것이다.”
 

―특검에 공천 개입 의혹이 포함된 건 어떻게 생각하느냐.

“뭐든지 의혹이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이다. 제가 본 한도 내에서 (의혹의) 완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지 전체가 어떤 모양인지 제가 어떻게 알겠느냐.”

―윤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최저치인 20%를 기록했는데.

“무직·은퇴층, 가정 주부층, 자영업자층이 소위 말하는 보수의 콘크리트 지지기반인데, 이 중에서 자영업자층이 완전하게 이탈한 것이다. 사회 활동을 하는 화이트칼라, 블루칼라, 학생, 자영업자들이 다 등을 돌린 것인데, 그러면 어디를 가나 다 같이 힘 합쳐서 욕하는 분위기가 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반전 포인트를 만들기 힘들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왜 동반 하락하는 것인가.

“‘술 안 먹는 윤석열’이라는 표현이 한동훈 대표의 현재 스탠스를 잘 보여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과 다른 판단을 할 용기가 많지 않아서 우유부단함 같은 게 보이는 것 같다. 그러니까 지지율이 동화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최근 행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라는 중심축을 바탕으로 굉장히 강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까지 튼튼한 중앙 집권 형태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권력의 집중이 이 대표를 굉장히 강한 정치인으로 만듦과 동시에 당 체질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리스크가 굉장히 크다고 본다.”

―개혁신당의 지방 선거와 대선 전략은.

“3인, 4인 선거구가 있는 기초의원 선거에서 우선 성과를 내야 한다. 이곳에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진입할 수 있는 틀이 만들어져야 하고, 그게 보수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선과 관련해서는) 국민을 하나씩 개종시키는 것보다 우리의 분석력과 예측이 좋아져서 대한민국이 그 시기에 필요한 의제를 잘 발굴해서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대선의 가장 큰 문제는 선거가 끝난 지 2년이 지났는데도 윤 대통령의 경제공약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오로지 ‘대장동이 내거냐, 네 거냐’밖에 없었다. 국민이 더이상 그런 선거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 지방 선거 때 여권에서 서울시장 차출설이 일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

“그러려면 국민의힘은 굉장히 어려운 비논리성을 극복해야 한다. 윤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이 ‘지난 대선 때 이준석의 공이 없었다’는 스탠스로 저를 탄압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에 대한 변동이 있기 전까진 이준석의 필요성을 용납할 수가 없다. 누군가 기획을 할 수 있겠지만 ‘이준석과 같이 해보자’라는 말을 꺼내면, ‘그러면 왜 그때 난리를 쳐서 쫓아냈느냐’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를 인정하는 순간 사과가 있어야 하는 건데, 그걸 할 용기가 있었다면 (여권의 상황이) 여기까지 안 왔다.”

―22대 첫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다. 초선의원으로서 어떤 국회를 만들 것인가.

“아젠다를 바꿔야 한다. 특검이나 이런 대립 때문에 나머지 국회 기능이 완전히 마비되는 데 대해 굉장히 강한 불만이 있다. 지금 삼성 반도체가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국제적인 투자 환경, 미국의 일방주의, 국내 인재 배출이 안 되는 문제 등 과학기술 쪽으로 해야 할 게 너무 많다. 만약 누가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국회의원으로서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물어본다면, ‘내가 더 높은 자리에 가는 거겠네’라는 생각밖에 안 했다. 권력욕이라기보다는 그만큼 국회는 비생산적이고, 관료 조직을 뚫고 새로운 시작을 하기에는 국회의원이 한계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 매일 여의도에 오면서 개혁신당이 앞으로 더 큰 덩어리가 돼야 한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이준석 의원은…

 

●1985년생 ●서울과학고 졸업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자퇴 ●美 하버드대 경제학·컴퓨터과학 졸업 ●한나라당·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새누리당 혁신위원장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국민의힘 대표 ●개혁신당 대표. 現 22대 국회의원(경기 화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