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토부 28개 산하기관 이사 229명 중 38명이 ‘낙하산’

與 출신 정치인 20명 입성
알짜배기 기관에 자리 차지

국토교통부 28개 산하기관 상임·비상임이사 229명 중 38명(16.5%)이 ‘낙하산’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일보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국토교통위원실을 통해 입수해 25일 분석한 28개 산하기관 상임이사·비상임이사 명단에 따르면 △대통령실 및 윤석열 대통령 후보 대선 캠프 관련 인사(11명)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 및 국민의힘 보좌진 출신 인사(9명) △국민의힘 소속 선출직 및 출마 경험 인사(8명)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관련 인사(5명) △기타(5명) 순이었다. 이들 중 국민의힘 당적 보유 이력이 확인된 인사는 20명에 달했다.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청사에 공무원이 들어서고 있다. 뉴스1

권력의 중심인 대통령실의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인사, 현 정권 실세인 원 전 장관과 인연이 있는 인사, 집권 여당 출신 정치인들이 알짜배기 국토부 산하기관에 속속 입성한 셈이다. 지난 대선 당시 대장동 개발 의혹을 처음 보도한 기자가 한 공공기관 비상임이사에 채용된 것도 눈길을 끈다.

 

심영주 에스알 부사장(상임이사)은 대통령실 국토교통비서관실 출신이고, 신주환 코레일테크 경영관리본부장(상임이사)은 윤 대통령 인수위 출신이다. 국토안전관리원 김외규 이사도 대선 당시 국민의힘 청년위 자문위원장 이력이 있고, 한국교통안전공단 김대현·새만금개발공사 이성진 비상임이사도 인수위 활동을 한 바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윤호진 비상임이사는 윤석열 후보 캠프 국민민생안정본부 경남본부장을 역임했다.

 

현 정부 들어 막강한 파워를 과시하는 대통령 경호처 출신 인사 중에서는 에스알 강병진 안전본부장과 국토안전관리원 김태형 재난안전본부장(각각 상임이사), 한국공항공사 박배성 비상임이사가 있었다. 민병삼 전 기무부대장은 올해 1월부터 한국공항공사 상임감사 업무를 시작했다.

 

원 전 장관과 밀접한 인사들도 적잖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상임이사인 박진호 국민의힘 김포갑 당협위원장은 올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원 전 장관의 러닝메이트였다. 국가철도공단 김견택 비상임이사는 한나라당 제주도당 사무처장 출신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김해바른 비상임이사는 원 전 장관 의원실 비서였다. 한국부동산원 김헌 비상임이사는 ‘원희룡 제주도’에서 협치정책실장을, 주택도시공보증공사 최홍재 비상임이사는 원 전 장관 정무특보 출신이다.

한국국토정보공사 노희섭·한국도로공사서비스 설형 비상임이사는 각각 원 전 장관이 제주지사 시절 미래전략국장을 지낸 인사다.

 

상당수 비상임이사들은 보수정당에서 출마 경험이 있었다. 민정심 전 국민의힘 남양주 시의원과 인지연 전 우리공화당 최고위원은 에스알 비상임이사다.

 

국가철도공단 안윤홍 비상임이사는 세종시의원 출마 경험이 있다. 한국철도공사 이규석 비상임이사는 국민의힘 충북도당 사무처장 출신이고, 회계사 출신 송정아 비상임이사는 자유한국당 당적으로 경남도의원 출마 이력이 있다. 코레일유통 이종찬·박원석 비상임이사는 각각 울산시의원·22대 총선 부산해운대갑 예비후보 이력이 있다. 코레일관광개발 조양민 비상임이사는 경기도의원 출신이다. 한국도로공사 곽봉호·전화식 비상임이사는 각각 국민의힘 소속으로 충북 옥천군의원과 경북 성주군 부군수를 지냈다. 도공 장주식 비상임이사는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자문위원을 지냈다.

 

대장동 의혹을 최초로 보도한 경기경제신문 박종명 기자는 올해 2월28일부터 새만금개발공사 비상임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박 기자는 통화에서 “특정 인사 비호하에 임명된 것이 아니다”라며 “공고를 보고 지원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