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우주관광 산업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억만장자를 배경으로 둔 버진 갤럭틱(리처드 브랜슨), 블루 오리진(제프 베이조스), 스페이스X(일론 머스크) 등 선두 기업들은 자체 개발한 우주선을 통해 꾸준히 상업용 우주 비행을 시행 중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돼 극소수 ‘부자들의 놀이’에 머물러 있다.
2004년 영국의 억만장자 브랜슨이 설립한 버진 갤럭틱은 지난 6월 관광객 4명을 태우고 일곱 번째 상업용 우주 비행을 마쳤다. 지난 1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우주관광 비행이었다. 이번 비행에서 버진 갤럭틱 준궤도 관광 우주선 유니티는 고도 87.5㎞에 이르는 궤도를 터키의 우주비행사 투바 아타세베르와 함께 캘리포니아의 스페이스X 엔지니어,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 영국에 사는 이탈리아 출신 투자 매니저 등을 태우고 1시간10분여간 날았다.
버진 갤럭틱은 2026년 상업 서비스가 예상되는 4세대 우주선을 생산하고 있어 이번 비행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상업 비행을 중단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 10여년간 800여명에게 티켓을 예약 판매했으며 티켓 가격은 한 장당 약 45만달러(약 6억2000만원)다.
2022년 4월 스페이스X 크루 드래건을 타고 지구를 떠나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15일간 머물렀던 민간인 3명은 각 5500만달러(약 675억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7명의 부호가 ISS 관광을 다녀온 적이 있지만, 민간 기업이 모집한 우주 여행객 ISS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한 이들은 미국 부동산 투자 사업가 래리 코너, 캐나다 금융가 마크 패시, 이스라엘 공군 조종사 출신 기업인 에이탄 스티브로 우주선 탑승과 우주정거장 숙박, 식사비 등으로 수백억원을 선뜻 지불할 수 있는 부자였다.
천체물리학자 폴 서터는 지난달 29일 미국 우주 전문지 스페이스닷컴 기고문에서 “우주관광에 대한 비판 중 하나는 매우 부유한 개인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실이다”라며 “이는 우주에 대한 대중의 환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티켓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주관광 산업의 가치를 보기 어렵다”며 “우주관광은 실제로 인간 우주 비행을 의미 있게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관광객으로 우주를 방문한 사람은 약 60명에 불과”하다면서 “대부분은 무중력 상태에서 몇 분간 짧은 준궤도 여행을 다녀왔을 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