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단일화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던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예비후보 만남 불발에 주철현 민주당 최고위원이 26일 조국 대표와 혁신당의 태도를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주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나와 “조국 대표의 사실 왜곡 발언, 조국당 사무총장의 민주당 비하 발언이 가장 큰 이유가 돼서 결렬이 된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두고 봐야 할 것 같지만 하여튼 단일화가 되려면, 일단 조국당의 민주당에 대한 진심이 믿을만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국 대표가 후보 폄하 발언을 사과하고, 또 호남의 국힘(이라는) 망언을 한 사무총장 해임 등 진심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경지 민주당 예비후보와 류제성 혁신당 예비후보는 지난 25일 오후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첫 회동이 예정됐으나 약속 시간을 불과 3시간 앞두고 만남이 결렬됐다. 혁신당 부산시당은 민주당의 ‘일방적 통보’가 있었다는 입장이지만, 주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조 대표의 발언 등이 맞물려 회동을 결렬 시켰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앞서 황현선 혁신당 사무총장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전남 곡성·영광 군수 보궐선거 관련 “유권자들이 기득권과 토호정당이 아닌 나를 위한 선택, 지역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라며 “호남의 ‘국힘’에 줄 잘 서면 ‘공천=당선’(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을 ‘후보와 공약=당선’(후보와 공약에 따라 당선)이라는 공식으로 바꿀 수 있게 됐다”고 말해 민주당 저격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혁신당은 민주당을 우당(友黨)이라고 해 왔는데 그렇다면 국민의힘이 우당이라는 말인가”라며 “대단히 부적절하고 모욕적인 표현으로, 혁신당에 황 사무총장의 해임을 요청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문제를 인식한 황 사무총장이 “직전 글에 일부 표현이 과한 점이 있었다”며 ‘호남의 패권 정당, 기득권 정당’으로 수정했지만, 큰 틀에서 민주당 비판으로 읽히기는 마찬가지다.
주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도 거듭 조 대표를 언급하며 혁신당을 작심 비판한 바 있다. 김 후보를 겨냥한 “매우 죄송한 말씀이지만 김 후보님은 전에도 두 번 도전했다가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는 조 대표의 비판에 주 최고위원이 ‘사실 왜곡’이라고 받아치면서다.
계속해서 “불과 반년 전 조국 대표는 혁신당 창당 후 호남을 찾아 ‘더불어민주당과 항상 손잡고 연대하겠다’고 단언하더니, 본인 고향 부산을 내팽개치고 민주당 본산인 전남에서 스스로 큰집이라 칭했던 민주당을 상대로 집안싸움을 주도하고 있다”고 거듭 조 대표를 겨눴다. 그리고는 “어느 조국이 진짜 조국인지 국민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조국 대표는 윤석열 정권에 맞서는 쇄빙선을 자임했던 초심을 되돌아보라”는 경고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