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바람과 신나는 공연 즐기는 와인페어 가볼까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메리어트 동대문 ‘와인 앤 버스커’· 반얀트리 ‘오아시스 선셋 와인 마켓’·소피텔와인데이즈·메이필드 ‘디오니소스 와인페어’·워커힐 ‘구름 위의 산책’ 등 와인페어 이번 주말부터 열려/‘와인 발상지’ 조지아 와인 등 다채로운 와인 선보여

 

와인 앤 버스커. 최현태 기자

유난히 길고 무더웠던 2024의 여름. 하지만 계절은 또 가고 오는 법. 추석연휴가 지나자 영원히 머물 것만 같았던 여름도 힘을 잃고 슬그머니 꼬리를 감춥니다. 이제 가을입니다. 백색소음을 내는 귀뚜라미가 달콤한 꿈나라로 이끌고 새벽이면 이불자락 끌어 올리는 선선한 시간이 찾아 왔네요.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가을은 와인도 더 맛있는 계절입니다. 신나는 음악과 진한 와인향기가 밤 하늘에 퍼지는 와인페어로 떠나 볼까요.

 

빈티지 시네마 컨셉트 2024 가을 와인 앤 버스커.

◆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와인앤버스커

 

2024 가을 와인 페어는 이번 주말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리는 와인 앤 버스커(Wine N Busker)를 시작으로 10월까지 이어집니다. 호텔 로비층 더 라운지의 야외 가든에서 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와인과 음악이 함께하는 와인 앤 버스커 27~29일까지 3일간 진행됩니다. 어느덧 10년째를 맞은 우리나라 대표 와인페어로 신나는 버스킹 그룹의 공연과 함께 매년 새로운 콘셉트로 진행됩니다. 이번 가을 콘셉트는 ‘빈티지 시네마(Vintage Cinema)’. 다채로운 그 시절 영화관 분위기와 추억의 명화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 OST가 울려 퍼져 행사 내내 축제의 분위기를 만끽 할 수 있습니다.

 

와인 앤 버스커. 최현태 기자

버스킹 라인업으로는 가을을 닮은 호소력 짙은 목소리의 레전드 보컬리스트 하동균을 필두로, 깊이 있는 색소폰 선율의 재즈 팝 색소포니스트 멜로우키친, 정통 뉴올리언스 재즈 밴드 집사(Zip4), 헤나 밴드(Hena Band), 그리티 키티(Gritty Kitty), 슈퍼 조이 클럽(Super Joy Club), 남유현퀸텟, 리오밴드, 루아(RU:A) 등 R&B, 발라드, 팝, 재즈, 어쿠스틱 등 장르와 콘셉트를 넘나들며 감성을 자극하는 아홉팀의 버스커들의 다채로운 음악과 함께 가을밤의 낭만을 선사합니다.

 

와인 앤 버스커 메뉴. 최현태 기자

페스티벌 기간 동안 총 주방장 박영진 셰프팀은 미국육류수출협회와의 협업을 통해 미국산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주재료로 한 와인 페어링 스페셜 레시피 메뉴들을 선보입니다. 와인과 완벽한 조합을 선사할 메뉴로는 샤퀴테리 플래터, 베이컨 & 왕감자, 클램 차우더 수프, 채끝 짜파구리, 그릴에 구운 갈매기살 샤와르마, 미국산 프라임 치마살 스테이크, 캐러멜 팝콘 아이스크림 등이 다채롭게 준비됩니다.

 

수입사 10개가 시중에서 만나기 어려운 와인 100여종을 선보입니다. 소비자들은 무료 시음과 함께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와인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수입사는 비니더스코리아, 이음코리아, 와이브라더스, 올빈와인, 헬레닉와인, 레드카이트, 장성글로벌, 동원와인플러스, 제이와인, 비노스와인입니다. 행사는 27일 금요일 오후 4시~오후 9시 30분, 28일 토요일 오후 1시~오후 9시 30분, 29일 일요일 오후 1시~오후 9시입니다. 입장 티켓 가격은 1인 기준 5만원으로 와인 무제한 테이스팅과 버스킹 공연 관람이 포함됩니다. 페어링 플래터가 포함된 테이블석은 1인 2시간 이용 기준 9만원, 실내 테이블은 최소 2인 기준, 야외 테이블은 2~8인으로 예약 가능합니다.

 

조지아 와인 산지. 조지아와인협회
조지아 와인 전파 경로. 슈미 와이너리 박물관

와인 앤 버스커에선 요즘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샴페인 등 스파클링 와인은 물론, 이탈리아, 포르투갈, 미국 등 다양한 와인을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비니더스코리아는 8000년 역사를 지닌 ‘와인 발상지’ 조지아 와인들을 선보입니다. 와인은 조지아에서 시작해 그리스와 이집트를 거쳐 고대 로마로 전파된 뒤 세계로 퍼져 나갔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실제 조지아 남동부 신석기 유적지 가다칠리아 고라(Gadachirili Gora)에서 기원전 5800∼6000년전에 살던 부족들이 와인을 만든 흔적이 발견됐는데 전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유적입니다. 특히 와인을 양조하는 포도인 비티스 비니페라(Vitis Vinifera)종의 흔적이 같은 시기에 조지아 동부와 서부에서 모두 발견됐습니다. 조지아를 와인의 발상지로 보는 이유랍니다. 1989년 휴 존슨이 자신의 책에 조지아가 와인의 요람임을 밝혔고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패트릭 맥거번 교수도 1998년과 2003년에 조지아를 방문한 뒤 그의 책 ‘고대 와인(Ancient Wine)’에서 코카서스 산맥이 와인의 고향임을 밝혔습니다.

 

크베브리 와인 양조실 마라니 건설 장면. 볼레로앤컴퍼니
땅에 묻은 크베브리. 볼레로앤컴퍼니

조지아는 유럽 스타일 와인도 만들지만 크베브리(Qvevri)에서 숙성하는 전통방식 와인도 많이 생산합니다. 크베브리 와인은 줄기, 껍질, 씨를 그대로 크베브리에 넣고 야생효모로만 만드는 진정한 내추럴 와인입니다. 점토로 만드는 크베브리는 암포라와 비슷합니다. 크베브리는 우리나라 김장독처럼 땅속에 묻고 암포라는 땅 위에 세워서 사용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크베브리는 장인들이 직접 흙으로 빚어 만드는 토기로 모양과 크기가 전부 조금씩 다릅니다.

 

조지아 도레미 와이너리 오초. 최현태 기자

조지아 도레미(Do.Re.Mi) 와이너리는 2013 설립돼 비교적 역사가 짧지만 조지아에서도 가장 조지아다운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로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모든 포도는 유기농으로 재배하며 전통방식에 따라 천연효모만 사용합니다. 또 화학물질과 첨가물은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비니더스코리아가 수입하는 오초(Ocho) 내추럴와인이 대표 와인입니다. 오초는 조지아의 신화에 등장하는 숲과 야생 동물의 수호자로 와인 레이블에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넣어 눈길을 사로잡네요.

 

오초 키시 앰버. 최현태 기자

오초 키시 앰버(Ocho Kisi Amber)는 조지아 최대 와인 산지 카헤티의 토착품종 키시로 만든 크베브리 와인입니다. 조지아의 앰버 와인들은 대부분 크베브리에서 만듭니다. 화이트 품종이지만 껍질, 씨, 줄기와 함께 숙성하기 때문에 오렌지빛을 띠게 됩니다. 천연 효모만을 사용해 6개월 숙성합니다. 코끝에서 말린 사과향이 먼저 느껴지며 잔을 흔들면 샤프란, 시트러스, 민트향이 피어오릅니다. 화이트 와인이지만 탄닌이 풍부하게 느껴지고 생기발랄한 산도감이 잘 뒷받침됩니다. 치즈와 향신료향이 풍부한 음식과 좋은 페어링을 보여줍니다. 레이블에 ‘왓 아 유 웨이팅 포(What ru waiting for?)’라는 문구가 담겼습니다. 나는 인생에서 무엇을 기다리는지 물음을 던지며 여러 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새 와인 한병이 비워집니다.

 

오초 므츠바네 앰버. 최현태 기자

오초 므츠바네 앰버(Ocho Mtsvane Amber)는 므츠바네 카후리(Mtsvane Kakhuri) 100%입니다. 므츠바네는 향이 아주 화려한 품종이라 다채로운 아로마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 서양배, 살구로 시작해 온도가 오르면 말린 사과, 향신료가 더해집니다. 탄닌 역시 강렬하며 기분 좋은 산도가 뒤를 잘 받쳐줍니다. 향신료가 풍부한 아시아 요리, 단단한 치즈, 꼬꼬뱅과 잘 어울립니다. 레이블에는 ‘두 유 빌리브(Do u believe?)’가 담겼습니다. 믿고 신뢰하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달하기 좋은 와인입니다.

 

오초 사페라비 레드. 최현태 기자

오초 사페라비 레즈(Ocho Saperavi Red)는 조지아 대표 레드품종 사페라비 100%입니다. 블랙체리 등 검은과일과 허브향이 풍성한 풀바디 와인으로 다채로운 아로마가 긴 여운을 남깁니다. 고기, 치즈, 테린과 잘 어울립니다. 레이블엔 ‘후 두 유 러브(Who do u love?)’가 적혔습니다.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자리에서 이 와인을 오픈하면 마법처럼 영원한 사랑이 이뤄질 겁니다.

 

반얀트리 오아시스 선셋 와인 마켓. 최현태 기자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오아시스 선셋 와인 마켓’

 

서울 남산에 위치한 도심 속 리조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9월 28~29일 오후 4시~오후 9시 와인과 다채로운 아이템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오아시스 선셋 와인 마켓’을 마련합니다. 야외 수영장에서 펼쳐지는 이행사는 수입사 8곳이 와인 150여종을 선보입니다. 수입사는 CSR, 헬레닉와인, 올빈와인, 레드카이트, BK트레이딩, 빈앤크루, 인터리커, 비노스와인입니다.

 

반얀트리 호텔 오아시스 선셋 와인 마켓. 최현태 기자

12곳의 셀러가 판매하는 감각적인 아이템을 자유롭게 둘러보며 쇼핑도 즐길 수 있습니다. 마켓 섹션에서는 더컨테이너샵, 마을엔, 르디쉬 세라믹스튜디오, 피츠제럴드러브, 진심꽃방, 알로 아이웨어와 같은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부터 큐가든, 줄리엣 헤즈 어건, 너티퍼센트의 뷰티 제품까지 다양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또 정육포, 청담이북인절미, 이촌브리오슈의 푸드 제품도 준비됩니다. 특히 선선한 가을 날씨 속 온수풀로 운영되는 오아시스 야외 수영장에서 물놀이도 즐길 수 있습니다. 노을진 저녁에는 캐주얼한 분위기의 팝&재즈를 기반으로 한 라이브 공연과 DJ 퍼포먼스가 펼쳐집니다. 와인 시음 포함 입장권은 1인 3만3000원, 와인 시음 및 야외 수영장 이용 포함 입장권은 1인 6만5000원.

 

소피텔 와인 데이즈. 최현태 기자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소피텔 와인 데이즈’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28~29일 낮 12~오후 8시 석촌호수의 탁 트인 풍경을 즐기는 6층 파리지앵 라운지 레스파스(L'Espace)에서 소피텔 와인 데이즈를 진행합니다. 수입사 9개가 100여종 와인을 선보여 다채로운 와인과 함께 전 세계로 와인여행을 떠나게 만들어 줍니다. 참여 수입사는 모멘텀, 몬도델비노, 배리와인, 베리타스비노, 비노엘, 솔트와인, 자스페로와인, 젠니혼주류, 크로스비트레이딩입니다. 소피텔 서울 셰프진이 준비한 푸드 스테이션뿐만 아니라 라이브 버스킹 공연, 럭키 드로우 이벤트도 마련됩니다. 입장 티켓은 1인당 3만원.

 

메이필드호텔 디오니소스 와인페어. 최현태 기자

◆디오니소스 와인페어

 

서울 강서구 5성 메이필드호텔 서울은 10월 5~6일 이틀동안 오후 5시~10시 야외 벨타워가든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는 라이브 밴드와 함께하는 ‘디오니소스 와인페어’를 개최합니다. 올해 20회를 맞는 메이필드호텔은 매 행사마다 10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게 만드는 신나는 라이브 퍼포먼스 뮤직 공연 덕분입니다. 올해도 우리에게 익숙한 인기 팝 음악을 뮤지션 특유의 독창적인 스타일로 편곡해 흥겹고 에너지 가득한 무대를 연출,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입니다.

 

수입사 비노킴즈 관계자. 최현태 기자

와인 수입사 16곳이 참여해 180여종의 다채로운 와인을 선보입니다. 수입사는 비니더스코리아, 비노에이치, 비노킴즈, 올빈와인, 장성글로벌, 비나로마, 나이아스 와인셀레션, 유어와인즈, 제이앤제이 와인, 빈앤크루, 칠락와인, 금양 인터내셔날, PNS, 와이브라더스컴퍼니, 콜드스프링, 마크컴퍼니입니다.  자세한 와인 설명과 함께 대폭 합리적인 가격으로 와인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와인과 함께 즐길 페어링 푸드도 준비됩니다. 현장에서 셰프가 직접 조리하는 야외 푸드 키친에는 버섯과 하몽, 과일을 곁들인 버섯&하몽 샐러드, 새우와 전복, 가리비 등 탱탱한 해산물을 노릇하게 구워낸 해산물 꼬치구이,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육즙이 일품인 우대 갈비구이까지 3종으로 구성된 세트 메뉴가 마련됩니다. 이외에도 그릴에 구운 문어와 야채에 으깬 감자를 곁들인 시그니처 문어구이, 모둠 그릴 소시지, 닭다리살을 유자폰즈에 마리네이드해 숯불에 구운 유자폰즈 그릴치킨 등 와인의 풍미를 한층 더해줄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수입사 나이아스 와인셀레션 관계자. 최현태 기자

20회를 맞아 더욱 푸짐한 경품 행사도 진행됩니다. 현장 럭키 드로우, 드레스 코드에 따른 베스트 드레서 선정 등 다양합니다. 특히 모빌리티 플랫폼 차란차와 협업, 전문 드라이버가 최고급 수입차 모델로 제공하는 VIP 의전 서비스도 제공됩니다. 자택에서 와인페어 현장까지 픽업&샌딩 서비스를 합니다. 또 객실 숙박권, 뷔페 레스토랑 캐슬테라스 식사권, 와인, 텐트 등 푸짐한 상품이 준비됩니다. 1인 입장권은 4만원, 2인 입장권과 시그니처 디시 3종으로 구성된 2인 고메 세트는 16만원.

 

워커힐 호텔 구름 위의 산책. 최현태 기자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구름 위의 산책’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9월 28일부터 10월 13일까지 3주동안 펼쳐집니다. 9월 28~29일에는 비어 스트리트가 열려 독일 전통의 풍미를 자랑하는 슈바인스학세가 포함된 플래터와 함께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 모카 스타우트 등 고품질의 생맥주 3종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워커힐의 시그니처 이벤트 ‘구름 위의 산책’과 피자힐 테라스에 앉아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테라스 세미 와인 뷔페’도 10월 5~6일, 12~13일 진행됩니다. 피자힐 삼거리에서 열리는 와인페어는 수입사 20여개가 참여해 와인 800여종을 선보입니다. 샤퀴테리아, 소시지, 미니 카프레제 컵 등으로 구성된 존쿡의 푸드존과 푸드트럭, 그리고 두 차례의 기타, 재즈 공연도 마련됩니다. 테라스 세미 와인 뷔페에서는 스파클링, 화이트, 레드, 스위트까지 총 4종의 와인과 5종의 신선한 샐러드, 2종의 피자힐 피자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스페셜한 구성의 BBQ 5종 플래터가 함께 제공됩니다.

 

최현태 기자는…
국제공인와인전문가 과정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레벨3 Advanced, 프랑스와인전문가 과정 FWS(French Wine Scholar), 뉴질랜드와인전문가 과정, 캘리포니아와인전문가 과정 캡스톤(Capstone) 레벨2를 취득한 와인전문가입니다. 매년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최대와인경진대회 CMB(Concours Mondial De Bruselles) 심사위원, 소펙사 코리아 소믈리에 대회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2017년부터 국제와인기구(OIV) 공인 아시아 유일 와인경진대회 아시아와인트로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보르도, 부르고뉴, 상파뉴, 루아르, 알자스와 이탈리아, 포르투갈, 호주, 독일, 체코, 스위스, 조지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이너리 투어 경험을 토대로 독자에게 알찬 와인 정보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