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갈까봐 육지 정박도 금지”…지적장애 선원 임금까지 빼돌린 불법 소개업자 구속

수년간 지적 능력이 부족한 선원들의 임금을 가로채고 불법 소개비 등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 무허가 선원 소개업자가 검찰에 넘겨졌다.

 

경남 통영해양경찰서는 준사기‧직업안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무허가 선원 소개소를 운영한 업자 50대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수년 동안 뱃일을 하며 노동력을 착취당했지만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했던 피해 선원이 통영해양경찰서의 도움을 받아 구출돼 가족들을 만나는 상황. 통영해양경찰서 제공

A씨는 2019년 3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지적 장애가 있는 선원 1명과 경계선 지능 장애를 가진 선원 2명의 임금 약 1억3000만원을 빼돌리고 불법 소개비 등 총 4억여원을 가로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로부터 선원들을 넘겨받은 통발어선 선주 중 일부는 5개월 동안 조업기간 중 선원 이탈을 막기 위해 조업 후 입항해도 육지에 배를 정박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선원들이 병원 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다시 어선에 데려와 억지로 일을 시켰던 것으로 파악됐다.

 

근로계약 기간이 끝났는데도 다시 소개소로 데려와 다른 어선에 일을 시킬 때까지 관리하면서 때리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선원들은 뱃일을 하며 평균 약 300만원의 월급을 받기로 했지만, 실제 받은 금액은 3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이들은 좁은 배 안에서 하루 약 20시간씩 일하며 노동력을 착취당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A씨는 이렇게 벌어들인 범죄 수익금 대부분을 생활비와 유흥비에 쓰고, 남은 1억7000만원은 1400회에 걸쳐 인터넷 불법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영해경은 피해 선원들을 구출해 가족에게 인계해 보호 조치 중이다.

 

이상인 통영해경 서장은 “지적장애 선원이나 연고가 없는 선원 등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인권 유린과 임금 착취 범죄 수사를 확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