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동아리 마약, 의사도 구매해 투약

동아리 회장 통해 범행에 가담
상급병원 소속… 투약날 수술도
20대 여성·상장사 임원도 연루

수도권 명문대생이 주축인 대학생 연합동아리 ‘깐부’를 통해 유통된 마약이 동아리 비회원과 상급종합병원 의사 등 일반인에게도 퍼진 것으로 드러났다. 연루된 의사는 마약을 투약한 당일 병원에서 수술까지 진행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남수연)는 26일 깐부를 통해 유통된 마약을 구매 및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 의사인 30대 A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같은 혐의로 B씨 등 대학생 2명을 불구속기소하고, 회사원 1명에 대해서는 단순 투약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이와 별도로 깐부와 연루된 대학생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40대 코스닥 상장사 임원 C씨를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지난 8월 5일 서울남부지검에서 이희동 검사가 대학 연합동아리 이용 대학가 마약 유통조직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에 따르면 마약 유통은 깐부 회원뿐만 아니라 동아리에 들지 않은 대학생, 대형병원 의사, 회사원 등에게까지 이뤄졌다.



특히 임상강사인 A씨는 지난해 10∼11월 마약을 3차례 투약했고, 투약 당일 7명의 환자를 수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에 대해 업무방해죄 등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며,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피해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동아리 회원이 아님에도 동아리 회장 염모씨에게 마약을 제공받아 투약하던 20대 여성 B씨는 염씨가 구속된 후 마약을 구할 수 없게 되자,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인물에게 코스닥 상장사 임원 C씨를 소개받아 함께 마약을 투약하기도 했다.

검찰은 깐부 동아리를 통해 마약을 공급받거나 마약 범죄에 연루된 대상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