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尹·韓 갈등 확전 자제… “독대 검토 시간 필요”

“국민들은 김여사 문제 해결 원해”
尹 지지율 25% 기록 또 최저치
70대 이상만 국정운영 긍정평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빈손 만찬’ 회동 후폭풍이 거세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였고, 당정 갈등도 해소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26일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검토 중”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만찬 직후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당 참석자들의 반응에 대해 날 선 반응을 보였으나 이후 ‘로키’ 대응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을 마친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여권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당대표와 독대를 하더라도 무슨 이야기를 할지 내용과 범위 등을 정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 거친 말을 주고받기보다 대통령실도 정무적으로 사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만찬 이후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가 설전을 주고받으며 감정의 골이 깊어진 탓에 이를 진정시키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취지로도 해석된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주 전보다 2%포인트 내린 25%로 집계돼 해당 기관의 조사 기준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기관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3∼25일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를 조사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긍정평가 25%, 부정평가 69%로 나타났다. 특히 18∼29세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9%포인트 하락한 13%, 40대는 7%포인트 내린 10% 등으로 조사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7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부정 평가가 더 높게 나타났다. 70대 이상은 긍정 55%, 부정 39%다. 특히 18∼29세 긍정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9%포인트 내린 13%, 40대도 7%포인트 하락한 10%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도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이 지난 조사보다 3%포인트 내린 39%, 부산·울산·경남도 1%포인트 하락한 33%, 서울·인천·경기 모두 하락했다.

 

이번 조사와 함께 이뤄진 국정 방향성 평가 조사에서도 ‘올바른 방향’이란 응답이 25%로 앞선 5주 전(8월4주차) 조사 대비 5%포인트 하락했고, ‘잘못된 방향’이란 응답은 6%포인트 늘어난 68%로 집계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추가 요청한 한 대표는 여당 대표로서 정부와 대통령실을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우리는 민심과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민의힘”이라며 “우리가 무조건 정부 입장을 무지성으로 지지하기만 한다는 식의 오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보시기에 정부·여당이 부족한 부분을 바로잡고 더 잘하겠다는 약속하고 실천하자”고 강조했다. 독대를 성사시켜 윤 대통령에게 의료대란, 김건희 여사 문제 등에 대한 민심을 기탄없이 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