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서 극소수만 안다는 이 레시피…교촌 ‘비법소스’ 공장 비밀은?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공장 현장 가보니
업계 유일 소스 전용 공장…자동화 설비
국내산 고추·마늘·꿀 3년간 3825톤 수매
충북 진천 비에이치앤바이오 공장 내부 모습. 파렛타이징 5축 관절로봇이 완제품 박스의 바코드를 인식해 적재하고 있다.

 

“국내 업계에서 유일하게 소스 전용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전 세계에서 극소수 인원만 알고 있는 핵심 레시피가 비밀로 유지될 수 있는 비결 역시 이 공장에 있죠.”

 

지난 26일 충북 진천 덕산읍에 위치한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에서 만난 송원엽 대표는 교촌치킨 소스 비결에 대해 창업주 권원강 회장의 경영철학인 ‘진심경영’이 담겨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자회사인 비에이치앤바이오는 33년째 치킨에 일일이 소스를 붓질하는 조리방식을 고집하는 교촌치킨의 노하우가 집결된 곳이다.

 

이날 공개된 소스 생산시설에서는 간장, 레드, 허니로 대표되는 교촌 비법 소스의 제조 과정을 만나볼 수 있었다. 1만5375㎡의 부지에 연면적 9392㎡ 규모로, 연간 최대 1만2465톤의 소스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2017년 준공된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 공장은 10대의 충진설비와 10대의 배합탱크 등을 보유, 하루에 30~40톤의 소스를 생산하고 있다.

비에이치앤바이오 공장 4층에서 전처리 살균 중인 마늘.

 

먼저 소스의 원재료인 청양홍고추, 마늘, 아카시아꿀 등은 계약재배를 통해 국내에서 수급한다. 실제 비에이치앤바이오 직원들이 양질의 농산물을 발굴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닌다고 한다. 장마나 태풍 등 기후 환경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원활한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전국 각 지역별로 농가들을 적당량씩 분산했다. 청양고추의 경우 대표 산지 충남 청양은 물론 경기 여주·이천부터 강원 원주·인제·홍천, 충북 단양, 경북 영양, 전북 정읍, 전남 해남까지 계약을 진행했다.

 

이런 노력 끝에 최근 3년간 총 3825톤에 달하는 우리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수매했다. 구체적으로 최근 3년간 매입한 청양홍고추는 총 2800톤을 뛰어넘으며, 이 중 절반 이상(58%)이 계약재배 물량이다. 간장소스에 사용되는 국내산 마늘(최근 3년간 약 700톤)과 허니소스에 쓰이는 아카시아꿀(최근 3년간 약 315톤)을 비롯해 각 소스에 쓰이는 식재료들도 대부분 국내산 농산물로 수급한다. 교촌은 계약재배를 통해 대규모의 원물을 안정적으로 수급 받을 수 있어 좋고, 농가 입장에서도 유통 부담을 줄여줄 수 있어 양쪽 모두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소스 제조 과정은 이 같은 원물 수급 후 크게 검수와 전처리, 살균 과정을 거치고, 품질 검사를 통한 배합 공정, 금속 검출 검사, 로봇 자동 출하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비에이치앤바이오 공장 2층 포장실 전경.

 

먼저 둘러본 4층에서는 전처리와 배합이 이뤄지고 있었다. 교촌 시그니처 소스 3종은 비가열 공법으로 생산되는데, 이곳에서 주원료인 마늘을 전처리 살균한다. 비가열 공법은 원물의 영양 손실을 최소화하고, 가장 신선하고 진한 맛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매운맛 레드 소스가 대표적으로, 청양 홍고추를 가열하지 않고 직접 짜내 매운맛을 낸다. 배합실에서 생산된 소스가 품질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으면 2층 포장실로 내려가게 된다. 천장 부분에 연결된 배관을 통해 각 포장기로 분배된다. 박스 포장된 상품이 1층으로 이동하게 되면 팔레트에 적재 및 보관이 이뤄진다. 이곳은 상시근무자 없이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공장 내부에서 눈에 띄는 점은 여타 공장과 달리 바닥에 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진천 공장은 자동화 설비를 갖춘 스마트 팩토리로, 안전사고 예방과 위생에 특화된 ‘물 없는 공장’으로 유명하다. 원료 투입부터 포장까지 최첨단 자동화 로봇 설비 라인을 보유, 최소한의 인력으로 가동된다. 교촌치킨 소스의 레시피는 권 회장을 비롯해 극소수 인원만 알고 있는 극비사항인데, 1991년 창립 이후 비밀로 유지될 수 있었던 건 이처럼 국내에 드문 글로벌 수준의 자동화 설비를 갖췄기 때문이다.

송원엽 비에이치앤바이오 대표가 지난 26일 충북 진천 덕산읍에 위치한 비에이치앤바이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재 7개국(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두바이, 중국, 대만)에 진출한 교촌치킨의 모든 해외 매장에서 판매되는 소스도 오직 이곳에서만 제조된다. 이슬람 문화권에 수출되는 교촌치킨 소스에 사용될 수 있도록 모두 할랄 인증도 받았다.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 공장 역시 할랄 인증을 받은 생산시설이다.

 

송 대표는 “화학조미료는 전혀 쓰지 않고 최고의 천연 재료만 고집해 소스를 만들고 있다. 앞으로도 농민과의 상생 및 동반성장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결국 K-푸드 알리는데 소스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한국적인 맛에 기반해 세계 시장에서 K-소스 대중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