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서울대 N번방’ 주범 징역 10년 구형…"피해자들 고통"

딥페이크 성범죄, 유포 목적 없어도 처벌 가능해져

검찰이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으로 불린 서울대 딥페이크(허위영상물) 사건의 주범 박모(40)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함께 범행을 저지른 강모(31)씨에게는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소지하거나 시청한 사람에게 징역형 처벌을 가능하게 하는 개정안이 통과됐다.

 

검찰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박준석)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대 동문 상대로 디지털 성범죄를 벌인 피의자 박모(40)씨가 검거되는 모습. 서울경찰청 제공

검찰은 “범행 기간이 매우 장기간이고, 반포 영상물의 개수가 많은 데다 평소 아는 사이였던 지인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러 피해자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긴 시간 동안 영상이 돌아다니는 건 아닌지, 누가 본 건 아닌지 고통받은 점을 고려해달라”고 밝혔다.

 

피해자 측은 “적어도 이 두 피고인은 범행에 상응하는 형을 받아야 한다”며 “우리 사회에 끼친 막대한 피해를 고려해 가장 엄중한 처벌을 내려주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박씨는 최후진술에서 “피해자들을 절대 미워하거나 그들에게 모멸감을 주려고 한 게 아니었다”며 “평생 피해자들에게 참회하고, 속죄하고 그분들의 상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최후진술 직전 피해자들이 있는 방청석 쪽으로 몸을 돌려 고개를 숙이고 진술하는 동안 울먹거리기도 했다.

 

강씨는 “제가 저지른 범행 때문에 죽고 싶을 만큼 후회했고 과거의 저 자신이 원망스럽다”며 “제 개인의 불행을 핑계로 피해자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강씨는 진술을 마치고 방청석을 향해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서울대 딥페이크 사건은 서울대 출신인 박씨와 강씨 등이 2021년 7월부터 지난 4월까지 3년여간 대학 동문 등의 여성 사진을 음란물과 합성하는 방식으로 제작·유포한 사건이다. 조사 결과 확인된 피해자만 서울대 동문 12명 등 61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은 두 사람을 포함 총 네 명으로, 법원은 이 사건의 다른 공범 박모(29)씨에게 지난달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성착취물을 비롯한 허위영상물 등의 소지·구입·저장·시청죄를 신설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하는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또한 허위영상물의 유포 목적이 입증되지 않더라도 제작자를 처벌할 수 있게 했으며, 그 형량을 불법촬영 및 불법촬영물 유포(징역 7년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와 동일한 수위로 늘렸다. 해당 개정안은 공포 즉시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