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에 전력 다해 폭격 가능 권한도 부여 “공군 수장이 목표” 베이루트 표적 공격 공습 이후 첫 시리아 본토 공격하기도 국제사회 휴전 제안에 “작전 지속” 입장 유엔 사무총장 “레바논에 지옥문” 경고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해 대규모 공습을 쏟아붓고 있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국경에서 지상 공격을 시뮬레이션하는 훈련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프랑스 등 국제사회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21일간 휴전을 제안하고 나서는 등 확전 차단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스라엘군이 지상전 대비 훈련을 연일 이어가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마이웨이’를 고수하며 군사작전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며 전운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26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국경에서 지상 공격을 시뮬레이션하는 훈련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레바논 접경지 군사작전을 담당하는 북부사령부 산하 7기갑여단은 레바논 국경에서 떨어진 “복잡한 산악 지형“의 장소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이스라엘군 지도부가 전날 지상전 개시를 시사한 데 이어 이날 곧바로 지상군 투입 훈련을 시행했다고 밝혀 전면전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수도 베이루트를 겨냥한 표적 공습도 이어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군 소식통을 인용해 공습 목표가 “헤즈볼라 공군 수장”이라고 전했다.
레바논 공습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군은 처음으로 시리아 본토를 공격하기도 했다. 독일 DPA통신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국경 근처의 시리아 알 쿠사이르 주변 지역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23일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강화한 이후 처음으로 시리아 본토를 공격한 것이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25일 영상 연설에서 “우리는 헤즈볼라가 상상도 못했던 타격을 가하고 있다”며 “우리는 힘과 책략으로 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스라엘 북부에서 피란 간) 주민들을 집으로 안전하게 돌려보내기로 결심했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며 “이들이 귀환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도 네타냐후 총리가 국제적으로 고립된 상태이지만 분쟁을 끝내라는 압력에 저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체는 지지 기반이 약한 네타냐후 총리가 권력 유지를 위해 자신을 총리로 만들어준 우파 연정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궤멸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하마스보다 월등한 군사력을 갖춘 헤즈볼라까지 상대하며 ‘2개의 전선’을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 국방부 사브리나 싱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이 지상전 돌입도 시사했다는 관측과 관련, “우리가 (이스라엘) 북부 국경에서 목격하는 것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헤즈볼라 간 공격을 주고받는 맞대응(tit for tat)의 증가이며 이것은 우리의 우려 사항”이라면서도 “임박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동 내 확전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은 한층 더 긴박해졌다. 유엔총회에 모인 각국 지도자들은 일제히 확전을 막아야 한다며 양측에 자제를 호소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레바논에 지옥이 열리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일시 휴전을 위한 외교적 노력도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21일간 휴전하는 내용의 협상안을 제시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레바논 국경에서의 교전을 일시 중단하고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외교적 합의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스라엘 총리실은 “미국과 프랑스의 (휴전) 제안에 (네타냐후) 총리가 아직 응답하지 않았다”며 휴전 가능성을 일축했다. 26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는 군에 전력을 다해 (헤즈볼라를) 폭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북부에선 휴전이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