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합격 했어" 동거녀 이별 통보에 보여준 합격증, 알고보니…

9차례 경찰청장 명의 공문서 위조 혐의 기소
법원,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여자친구가 이별을 통보하자, 공문서를 위조해 경찰관으로 채용된 것처럼 속인 4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7일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용신 부장판사는 공문서위조, 위조공문서 행사,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A(42)씨에 대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보호관찰과 120시간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광주 북구의 주거지에서 경찰관 관련 임용 서류를 위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는 5년간 함께 산 여자친구인 피해자가 자신의 경제적 어려움 탓에 이별을 통보하자 연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2023년 경찰관으로 채용된 것처럼 임용 관련 공문서를 위조했다.

 

A씨는 취업 사실을 꾸미기 위해 인터넷상에서 공무원 합격증을 내려받아 자신의 신상정보를 합성하고, ‘경위 15봉 경력 특채로 경찰공무원 채용에 최종 합격했다’는 등의 문구를 넣어 위조했다.

 

A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올해 4월까지 경찰청장 명의의 공문서를 9차례 위조하고, 이를 출력해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피해자에게 전송했다.

 

A씨는 공문서를 위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난 4~5월 결별 문제로 다투던 피해자를 술을 마시고 흉기로 2차례 살해 협박해 병합 기소됐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범행은 경위와 수법, 범행 횟수에 비춰볼 때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특수협박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져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