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호남쟁투’ 설전도 치열…”장남 잘돼야” “차남도 기회를”

민주, ‘장자 우선론’에
혁신 “자식, 하나보다 둘이 나아”
‘한달살이’ 놓고도 “호텔 한달살이” 신경전

역시 집안싸움이 더 치열한 법일까. 10·16 재보궐선거를 앞둔 가운데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선거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설전이 한창이다.

 

혁신당이 호남에서 민주당이 “고인 물”이라고 저격하자 민주당이 혁신당을 겨냥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맞받아 ‘고인 물·상한 물’ 논쟁이 오가더니, 이제는 ‘호남 장·차남’ 논쟁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장남이 잘 돼야 집안이 잘 된다”며 지지를 호소한 데 대해 혁신당은 “장남이건, 차남이건 효도 잘하는 자식을 챙겨줘야 한다”고 맞받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한준호 최고위원과 주철현 전남도당위원장, 박지원·이개호 의원, 김태균 전남도의회 의장 등이 24일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선대위 발대식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민주당 전남도당 제공

◆민주 “장남이 잘 돼야”, 혁신 “차남에 기회달라”

 

먼저 불을 지핀 건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다. 민주당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 의원은 최근 영광 현장 지원 유세 중 혁신당 조국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주변에 “집안에도 장남이 잘 돼야 한다. 민주당이 장남”이라며 “차남보다 일단 장남이 잘 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호소했다. 조 대표는 이에 웃으면서 “장남도 잘 돼야 하겠지만 저희에게도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27일 혁신당 장현 영광군수 후보 선대위 출범식 행사에서 이 민주당의 ‘장남 우선론’을 언급했다. 그는 “자식은 장남 한 명만 있으면 됩니까. 아니다. 자식 한 명 있는 것보다 둘이 있는 게 낫다”며 “영광에서도, 호남에서도 자식 하나 있는 것보다 둘이 있는 게 낫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10·16 재보궐 선거 지원에 나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7일 전남 영광군 칠거사거리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제공

조 대표는 이어 “그 자식 둘이 부모님에게 즉 영광 군민들에게, 호남 유권자에게 누가 누가 제대로 효도하는지 경쟁해야 부모님 측 영광 군민, 호남 유권자들이 좋아하지 않겠냐. 혁신당은 이번 영광군수 선거에도 앞으로 다가올 지방선거에서도 누가 효자인지 누가 제대로 효도할 사람인지 겨루고 싶다”고 했다.

 

그는 “효도 경쟁하는 게 부모님에게 손실이 됩니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혁신당의 영광·곡성군수 재선거가 과열되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조 대표는 민주당이 ‘호남의 장남’이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차남 또는 장녀, 즉 아들이건 딸이건 효도 잘하기 위해서 경쟁하겠다고 뛰어들었는데 부모님에게 해가 될 일이 뭐가 있습니까”라고 했다. 

 

그는 4·10 총선 결과 호남 지역에서 혁신당이 비례 득표 1위를 한 사실을 거론하며 “혁신당이라는 효자를 낳아주신 분이 누구냐, 영광을 포함해서 호남 유권자들이 저희를 낳아 주셨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저희를 낳아주신, 저희를 만들어주신 호남 유권자들에게 효도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호텔이냐, 아파트냐’ 한달살이 신경전도

 

영광의 경우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혁신당 후보 간 격차라 오차범위 내로 나오면서 접전 양상을 보이는 중이다. 그러다보니 최근 민주당 지도부급 인사들이 잇따라 영광 ‘한달살이’를 시작하는 등 공을 들이는 중이다. 애초 혁신당 조 대표가 영광과 곡성을 오가며 ‘호남 한달살이’를 해오던 터였다. 

 

이런 와중에 민주당과 혁신당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이들이 현지에서 지내는 곳이 호텔이냐, 아파트냐를 놓고 지지자 간 신경전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시작은 혁신당 정상진 홍보위원장이 26일 페이스북에 쓴 글이었다. 그는 “영광호텔 한달살이 VS 영광아파트 한달살이”라며 “같은 한달살이도 이렇게 다르다”고 썼다. 이를 두고 영광읍의 한 아파트에서 생활 중인 조 대표와 비교해, 한달살이 중인 민주당 인사들이 호텔에서 지낸다고 저격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당장 영광에서 한달살이 중인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인 27일 페이스북에 이 지적을 언급하며 “저 삼성급 호화호텔? 살고 있다. 형편에 맞지 않게”라며 투숙 중인 호텔 이름을 공개했다. 그는 “작지만 깨끗해서 여러분께도 권한다. 한달 사는데 아파트 얻고 살림 장만할 여력과 시간이 없었다”고 밝혔다. 한 최고위원이 이 글과 함께 첨부한 캡처 사진에는 투숙 중인 호텔의 최저가가 6만원대란 사실이 적시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