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손잡고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000670]은 27일 경영권을 획득한 이후에도 고려아연을 중국에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영풍 강성두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MBK와 영풍이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중국 등 해외에 고려아연을 매각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 "저와 MBK 김광일 부회장이 회사에 존재하는 한 고려아연을 중국에 안 판다. 팔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의 고려아연 직원들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 사장은 전날 저녁 직접 작성했다고 밝힌 입장문에서 이번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의 배경에는 고려아연의 '영풍 죽이기'가 결정적이었다고 했다.
고려아연이 양사 동업의 상징이었던 서린상사 경영권을 장악한 이후 지난 4월 일방적으로 '황산 취급 대행 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등 영풍 석포제련소의 목줄을 쥐고 흔들었다는 주장이다.
또 고려아연의 ▲ 원아시아파트너스 운용 사모펀드 투자 ▲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관여 ▲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등을 거론하면서 "이그니오홀딩스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의 실체를 알 수 없는 회사이고, 원아시아파트너스는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에 연루된 사모펀드 운용사"라며 "고려아연이 이사회 결의도 없이 5천600억원을 투자했다가 1천300억원대의 손상 차손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강 사장은 "근면·성실·인화라는 양사의 동업 정신이 담긴 사훈의 의미를 먼저 깬 것은 최윤범 회장이며, 이대로 가면 향후 10년 후에는 고려아연이 빈 껍데기만 남은 회사가 될 것"이라며 "영풍은 MBK와 지배권 강화를 통해 고려아연 경영 정상화에 나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영풍 측 주장에 고려아연은 즉각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 연합은 핵심기술 유출 및 자산 빼가기 등의 핵심 질문을 피해 갔다"며 "미국 싱크탱크도 '적대적 인수 시도'로 규정하고 있고, MBK와 중국 간 강력한 유대가 우려된다"고 날을 세웠다.
영풍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고려아연을 중국에 매각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매각 외에도 핵심기술 판매·공유 등을 통해 해외로 이전하면서 고려아연의 핵심 자산을 빼가거나 수익화할 방안이 많다는 점을 MBK가 잘 알고 있다는 게 고려아연의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영풍은 공공연히 7년 뒤, 8년 뒤의 매각을 언급하면서 회사를 팔아치우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화학적 결합에도 몇 년이 걸리는 상황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면서 머릿속엔 온통 매각에 대한 기대감뿐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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