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중 자이언트 판다 반환 예정”…이유는 ‘인플레이션’?

중국에서 핀란드로 온 자이언트 판다 두 마리가 조기 반환된다. 북유럽 국가 최초로 자이언트 판다를 받은 핀란드는 조기 반환 이유를 ‘인플레이션’이라고 설명했다.

 

29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핀란드 중부의 사립 동물원인 아타리 동물원은 암수 판다 루미와 피리를 올해 말 중국으로 돌려보낼 계획이다.

 

2018년 중국에서 대여한 판다 루미. 사진 = 아타리 동물원

루미와 피리는 2017년 중국이 핀란드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선물한 한 쌍이다. 당시 시진핑 국가주석은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회담을 위해 핀란드를 방문했고, 판다들은 2018년 1월 핀란드에 도착했다. 대여 기간은 2033년까지다.

 

8년 앞당겨 판다들을 반환하는 이유로 동물원 측은 재정적인 어려움을 꼽았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방문객이 줄었지만 물가는 급격하게 올랐다는 것이다.

 

아타리 동물원은 곰, 스라소니, 울버린 등 북유럽 동물을 전문으로 다루는 곳이었다. 하지만 판다를 보러 올 관광객들을 위해 800만유로(약 118억7000만원)를 들여 ‘판다 하우스 별관‘을 설립했다.

 

루미와 피리 유지관리에도 상당한 액수가 들었다. 유지관리로 중국에 지불하는 보존료를 포함해 연간 약 150만유로(약 22억2000만원)가 들었으며, 판다들이 먹는 대나무도 비행기로 공수해왔다. 판다들은 중국 쓰촨성에서 온 댓잎을 하루에 30㎏가량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원 측은 방문객 수가 줄어 동물원의 재정이 악화했다며, 핀란드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설명했다. 

 

헬싱키 주재 중국 대사관은 핀란드 주재 중국 기업들에 동물원 기부금을 내도로 촉구하고 부채 상환을 지원하는 등의 재정적 어려움을 도우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동물원 측은 자이언트 판다를 유지하는 것이 큰 부담이란 결론을 내렸다.

 

판다들은 10월 말 한 달간의 격리 후 중국에 돌아갈 예정이다.

 

귀여운 외모로 사랑받는 판다는 전 세계에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외교’ 수단으로 활용됐다.

 

‘판다 외교’는 1941년 장제스 전 대만 총통의 부인 쑹메이링 여사가 중일전쟁 당시 미국 지원에 대한 감사 표시로 판다 한 쌍을 보낸 것이 시초다. 우리나라에도 2016년 온 러바오와 아이바이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