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21년 만에… 운용자산 360조원 돌파 [재테크 특집]

미래에셋자산운용
고개드는 경기 개선 기대감… 투자의 옥석 가린다
고금리·고물가로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달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각국이 금리 인하에 돌입하면서 경기개선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과 환율 등은 여전히 큰 변동성을 보이고, 중동과 우크라이나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대선 등 대외 변수로 불확실성도 상존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거나 노후와 건강문제 등 불안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각종 투자 및 연금 상품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뉴욕의 나스닥 타워 전광판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나스닥100 +15% 프리미엄 초단기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축하하는 메시지가 광고를 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운용자산이 360조원을 돌파했다. 2003년 해외에 진출한 지 21년 만의 성과로 국내 운용사 중에서는 최대 규모다. 다른 산업군에 비해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금융 분야에서 꾸준히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린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장기적인 비전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외 운용자산(AUM) 규모가 360조원을 넘어섰다고 29일 밝혔다. 이 중 156조원(40%)은 미래에셋운용의 해외 법인 자산이다.



미래에셋운용은 미국과 베트남, 브라질, 아랍에미리트, 영국, 인도, 일본, 중국, 캐나다, 콜롬비아, 호주, 홍콩 등 16개 국가·지역에서 자산을 운용 중이다. 해외에서 운용하고 있는 590개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가 성장을 이끌고 있다. 이들 해외 ETF의 순자산은 175조원으로 국내 전체 ETF 시장 규모(약 155조원)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미래에셋운용은 해외에서 유망한 ETF 운용사들을 인수·합병(M&A)하며 세를 키웠다. 박 회장은 2011년 캐나다 ETF 운용사 ‘호라이즌스(Horizons ETFs)’ 인수를 시작으로 2018년 미국의 ‘글로벌엑스(Global X)’, 2022년 호주의 ‘ETF 시큐리티스(Securities)’ 등을 속속 계열사로 편입했다. 특히 ETF 시큐리티스는 국내 자산운용사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해외 ETF 운용사를 인수한 첫 사례다.

지난해에는 호주의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운용사인 ‘스탁스팟(Stockspot)’을 인수했다. 미래에셋운용은 스탁스팟을 통해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를 접목한 금융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미래에셋운용이 2006년 출시한 ‘타이거(TIGER) 미국 나스닥100’ 등 해외 ETF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챗GPT’ 등 혁신성장 테마를 콘셉트로 한 상품이나 국내 최초 스트립채권(원금·이자를 분리한 채권)을 활용한 상품, 국내 최다 월배당 ETF 라인업 등이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이 세계 시장에 처음 진출할 때만 해도 국내외에서는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유수의 투자은행(IB)과의 경쟁은 무리라는 부정적 반응이 많았으나 현재는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당당히 발돋움했다. 특히 박 회장은 국제무대에서 활약을 인정받아 지난 7월 국제경영학회(AIB)의 ‘올해의 국제 최고경영자상’을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 기업인으로 이 상을 받은 것은 1995년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 후 28년 만이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2003년 국내 운용사 최초로 해외 시장에 도전장을 낸 뒤 20년 넘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세계 각국의 우량 자산을 발굴하고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더욱 발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