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들킬 줄 몰랐나?”… 경찰 시간 낭비 시킨 자작극들

최근 한 20대 남성이 채무 상환을 미루기 위해 지하철에서 소매치기 자작극을 벌여 검찰에 넘겨졌다. 자작극은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위급 상황에 있는 국민에게도 피해를 주는 만큼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20대 남성 A씨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지난 8일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 6월27일 ‘지하철 안에서 가방이 찢기고 700만원을 소매치기당했다’고 허위로 112 신고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올해 초 지인에게 빌린 450만원의 채무가 연체된 상황에서 변제기일이 다가오자 이를 미루기 위해 채권자 앞에서 허위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의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A씨가 편의점에서 면도칼을 구매해 스스로 가방을 찢는 장면을 포착되기도 했다.

노상 주차장에서 구매한 면도칼로 가방 앞주머니를 자르는 피의자 A씨.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제공

2017년에는 전북 남원의 한 식당에서 130만원을 탐낸 자작극이 있었다. 해당 식당에서는 50대 B씨가 잔심부름을 하는 대신 식당 주인으로부터 식사를 제공받고 있었다. B씨는 식당 주인이 근처 은행에서 현금 130만원의 현금서비스를 받아와 달라는 부탁을 받자 흑심이 생겼다. B씨는 130만원을 인출한 뒤 식당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은행을 나서고 있는데 험상궂은 남성들이 나를 납치해 장수군의 한 계곡으로 끌고 왔다”며 “이 사람들이 나를 무지막지하게 때리고 돈을 빼앗았다“고 거짓말을 한 후 전화를 끊었다. 식당 주인의 신고로 경찰은 B씨를 구출하기 위한 수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장수군으로 끌려갔다던 B씨의 마지막 휴대전화 위치는 전남 순천으로 확인됐다. 또한 CCTV를 분석해도 B씨를 끌고 간 남성들을 찾을 수 없었다. 심지어 택시를 타고 구례에서 순천을 지나 여수로 이동한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수사 개시 3시간여 만에 자작극으로 결론냈다.

 

B씨는 이튿날 오전 경찰서로 찾아와 “호텔에 감금돼 있다가 유리창을 깨고 탈출했다”며 뻔뻔하게 거짓말을 했다. 이미 자작극임을 눈치챈 경찰은 B씨를 피해자 신분으로 조사하다가 은근슬쩍 사건 당시 행적을 캐물으며 추궁했다. 조사 결과 B씨는 절도와 횡령 사건으로 경찰서 문턱을 19번이나 넘은 전력이 있었다.

유명 유튜버 C씨 강원 춘천시 한 햄버거 가게에서 음식에 머리카락이 나왔다며 환불을 요구했다. KBS 방송화 캡쳐

2022년에는 유명 유튜버 C씨가 강원 춘천시 한 햄버거 가게에서 음식에 머리카락이 나왔다며 환불을 요구했다가 자작극임이 드러났다. 당시 C씨의 모친은 종업원에게 머리카락을 올려놓은 냅킨을 보여주며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으니 환불해 달라. 메뉴를 전부 나눠 먹었기 때문에 전부 환불받아야 한다. 같이 먹던 딸(C씨)은 비위가 약해 구역질을 하러 갔다. 기분이 너무 나쁘다”며 환불을 요구해 2만7800원을 받았다.

 

하지만 수사 결과 CCTV 영상에는 C씨가 갑자기 옆 좌석 등받이에 걸린 담요에서 머리카락을 떼어낸 뒤 냅킨에 올려놓았고 이후 그의 모친이 냅킨을 끌어당겨 살펴본 장면이 담겼다. 이어 C씨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냅킨을 가리킨 후 나가고, 그의 모친에게에게 돌아와 선결제한 카드를 건넨 뒤 모친은 종업원을 불러 환불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튜버 C씨는 결국 사기 혐의로 기소돼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