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새는 관사, 냄비로 받는 군인 "이러려고 군인 됐나…아내에게 너무 미안"

군 간부 독신자 숙소가 낡아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을 냄비로 받아내고 있는 모습. (육대전 갈무리) ⓒ 뉴스1

2024년 여름은 폭우와 폭염이 유난히 심했다.

 

군 간부들은 이럴 때면 혹시 천장에서 물이 새지 않을까, 곰팡이가 피어 가족들 건강을 해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곤 한다.

 

30일 군관련 제보채널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한 선배 장교가 냄비로 천장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받고 있는 후배를 대신해 군인의 사기와 명예를 지켜줄 것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A 장교는 천장 누수로 인해 떨어지는 물을 냄비로 받아내고 수건으로 방바닥이 젖지 않도록 임시 조치를 한 독신자 숙소 모습을 담은 양상을 올렸다.

 

A 장교는 "이어지는 누수로 인해 보수공사를 건의했지만 '더 급한 숙소가 있다'라며 3년 동안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다행히 올해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도 이와 같은 경험을 했다며 "주변 민간인들이 '불쌍한 사람들'이라며 손가락질하는 제 직업이 너무 부끄러웠고 아내가 집을 보고 '어떻게 이런 곳에서 애를 키울 수 있냐'며 울던 모습이 아직도 제 가슴속 깊이 박혀 있다"고 밝혔다.

 

그때 "내가 이러려고 군인 하나 싶었고 가족들한테 정말 너무너무 미안했다"며 직업군인들의 주거 여건 개선에 좀 더 신경 써 줄 것을 요청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