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산업생산이 자동차와 반도체 생산 증가 등에 힘입어 전월보다 1.2% 상승했다. 산업생산은 4개월 만에 반등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3개월 연속 증가한 가운데 재화 소비의 흐름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18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다만 건설업 생산이 4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부문별 회복 속도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 30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7(2020년=100)로 전월보다 1.2% 늘었다. 4월 1.4% 증가했던 전산업생산은 5월(-0.8%), 6월(-0.1%), 7월(-0.6%) 3개월 연속 감소하다 4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부문별로는 광공업 생산이 4.1% 늘면서 전체 산업 생산을 이끌었다. 광공업 생산 증가율은 2023년 8월(5.4%) 이후 가장 높았다. 광공업 중 제조업은 4.1% 늘었는데 자동차(22.7%)와 반도체(6.0%)가 호조세를 보였다. 자동차 생산 증가율은 2020년 6월(23.9%) 이후 5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제조업 출하는 전자부품, 의료 정밀 광학 등에서 줄었지만 자동차 등에서 늘어 전월대비 5.7% 증가했다. 재고는 통신·방송 장비, 전자부품 등에서 늘면서 전월보다 1.4% 증가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재고 증가분은) 출하를 위해 대기하는 재고이기 때문에 나쁘게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0.2% 늘면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내수와 밀접한 항목인 숙박·음식점과 도소매업에서 각각 4.4%, 3.0% 늘었다. 8월 휴가철 효과와 외국인 관광객 유입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소매판매는 1.7% 증가했다. 이는 2023년 2월(4.0%)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소매판매는 4월(-0.6%)·5월(-0.2%) 감소한 뒤 6월(0.9%) 증가로 돌아섰다가 7월(-2.0%) 다시 감소하는 등 들쭉날쭉한 흐름을 보여왔다. 지난달의 경우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7%)와 승용차 등 내구재(1.2%)는 증가했다. 반면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는 가을 의류 판매가 저조한 점이 영향을 미치면서 0.9%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전월과 비교해서는 늘었지만 1년 전과 비교해서는 1.3% 감소했다. 재화 소비가 지난해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와 기계류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보다 5.4% 줄었다. 7월 항공기 도입으로 운송장비 투자가 급증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기획재정부는 설명했다.
건설기성이 1.2% 감소하는 등 건설업 부진은 지속됐다. 건설업 생산은 지난 5월부터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이다. 토목(2.4%) 증가에도 건축(-2.4%)에서 공사 실적이 줄었다. 항후 건설경기를 예고하는 건설 수주(경상) 전년 동월 대비 7.2%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2로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3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18년 7월~12월 이후 처음이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100.6으로 0.1포인트 하락했다. 기재부는 “광공업은 다수 업종에서 증가했으며 9월 수출도 12개월 연속 플러스가 기대되는 등 수출·제조업 중심 경기 회복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내수의 경우 서비스업 개선 흐름 속 소매판매가 반등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다만 “건설업은 감소해 내수 부문별 온도차가 있다”면서 “생산측면에서 중동지역 분쟁 확산 우려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요국 선거 및 경기 불확실성 등이 상존하고 있고, 지출측면은 소상공인 애로, 가계부채·부동산PF 리스크 등이 하방 요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