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경기 파주에 들어선 국립극장 무대예술지원센터 3층 의상 보관소. 국립극장과 전속 예술단체인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등이 각종 공연 때 사용한 의상 8000벌이 단정하게 걸려 있었다. 앞으로 공연을 마친 무대 의상은 세탁을 거쳐 이곳에 보관된다. 재사용할 때 손질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한 수선실도 갖췄다.
국립극장 박일천 무대예술장치 감독이 보관소 앞쪽에 있는 무인 단말기에 ‘4’번을 입력하고 ‘옷을 갖다 놓으라’는 뜻의 명령어를 입력하자 많은 옷을 싣고 이동할 수 있는 무인 차량(AMR)이 4번 구역으로 향했다. 박 감독은 “예산 부족으로 의상 보관소 시스템을 완전 자동화하진 못했지만 AMR 등이 일손 부담을 많이 줄여줄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각 예술단체가 온라인상에서 공연에 필요한 의상 검색을 하고 출고 신청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인근 4곳의 무대장치(세트) 보관소에는 트럭에 쉽게 실어 나르거나 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크기로 규격화된 틀(팰릿)과 입출고 자동화 시스템이 돋보였다. 제어실에서 하역 명령을 하면 무인 지게차가 해당 물건을 찾아 실은 뒤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작동하고 하역장까지 이동하는 식이다.
무대예술지원센터는 일반 시민에게 전시와 공연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 역할도 한다. 1층 ‘체험극장’과 ‘백스테이지’에서는 다양한 공연과 의상·분장 체험을 즐길 수 있다. 2층 상설전시실에서는 극장과 무대 역사와 장르별 무대미술, 실제 공연 영상과 작품에서 사용된 소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박인건 국립극장 극장장은 “무대예술지원센터가 단순히 공연용품을 보관하는 것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공연과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