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의 도 넘은 탄핵공세… 김 여사 사과 미적거릴 때 아냐

더불어민주당이 민노총·좌파 성향 단체들과 합세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28일엔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전국민중행동 등이 주최한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대회가 열렸다. 후속집회엔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발언자로 나서기까지 했다. 시민단체는 차치하더라도 야당 원내대표가 원내라는 이름과는 정반대로 8년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주도 세력과 손잡고 길거리 집회에 나선 것은 볼썽사납다. 급기야 야당 내 탄핵준비 모임을 결성한 강득구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이 주최하는 윤 대통령 탄핵의 밤 행사까지 주선했다. 국민 혈세로 만든 공간을 반정부세력에게 제공한 것은 도를 넘은 행태다.

민주당의 총공세는 갈수록 거세질 게 뻔하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간 만찬 과정에서 빚어진 한동훈 대표와의 독대 불발 등 갈등을 민주당이 놓칠 리 만무하다. 더구나 11월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선고 등 사법 리스크의 파장을 물타기 하는 데는 탄핵 공세만한 게 없다. 야당은 명품백 수수 및 주가조작, 총선 개입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김건희 국정농단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다가올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증인 84명도 단독으로 채택했다.



자중지란에 빠진 여권이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크다. 어제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각각 25.8%, 29.9%로 정부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대통령실과 여당, 정부에선 위기감을 찾기 힘들다. 김 여사가 사과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지만, 당사자는 보란 듯이 외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자칫 민주당이 8명의 여당 이탈표를 흡수해 탄핵안 의결정족수(재적의원 3분의2)를 넘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야당이 내달 퇴임을 앞둔 헌법재판소 재판관 추천을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미루는 배경일지도 모른다.

8년 전 보수진영의 분열로 탄핵안이 가결된 전철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소통의 국정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다. 그러려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조속히 만나 국정 운영의 접점을 찾아야 한다. 윤 대통령은 가감 없이 여당이 전하는 민심을 들어야 한다. 김 여사도 조속히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옳다. 시기나 형식을 놓고 한가하게 고민할 때가 아니다. 대통령실 특별감찰관 임명 등 김 여사 리스크를 차단할 후속조치도 이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