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022시즌부터 V리그 여자부에 합류한 ‘제7구단’ 페퍼저축은행은 세 시즌 연속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통산 13승90패. 이만하면 ‘승점 자판기’라고 불릴 정도였다.
국가대표 미들 블로커 출신의 장소연(사진) 감독이 부임해 새롭게 시작하는 페퍼저축은행이 확실히 달라졌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9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조별리그 A조 현대건설과의 첫 경기에서 2-3으로 패하긴 했지만, 경기 내용은 이겼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무엇보다 장 감독 부임 후 선수단 분위기 전체가 변했다. 장 감독의 최우선 목표는 선수들에게 젖어 있는 패배의식을 걷어내는 것이다. 장 감독은 “비시즌 동안 입이 닳도록 강조한 게 프로 선수로서의 태도와 마음가짐이다. 플레이에서도 어택 커버와 연결, 리바운드 등 기본기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의 말대로 페퍼 선수들은 지고 있어도 끝까지 따라붙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서 모두 전체 1순위로 합류한 신장 191㎝의 아포짓 스파이커 바르바라 자비치(크로아티아)와 197㎝의 미들 블로커 장위(중국)로 높이가 확실히 커졌다. 장위는 스피드까지 빨라 현대건설전에서 블로킹 6개 포함 14점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자비치도 공격 성공률이 30%대로 다소 떨어졌지만, 파워 넘치는 공격으로 20점을 올리며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
장위와 자비치의 합류 덕에 토종 주포 박정아도 한결 부담을 덜고 27점을 폭발시키며 지난 시즌의 부진을 씻어냈다. 여기에 수비력이 다소 떨어지는 박정아의 단점을 채워주고자 그의 대각에서 뛰는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에는 수비력이 좋은 이예림을 배치했다.
장 감독은 경기 뒤 “우리 팀 달라지지 않았나요?”라고 물었다. 확실히 페퍼저축은행은 달라졌다. 다가올 2024∼2025 V리그에서 페퍼저축은행은 더 이상 최하위 후보가 아니다. 언니팀들을 위협할 확실한 다크호스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