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방심위 요청 시 불법정보 신속 삭제

온라인 범죄 ‘무관용 원칙’ 강력 대응
상시 연락 핫라인 등 공조 관계 구축
경찰청·방통위와도 전향적 협의 약속

텔레그램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불법 정보의 유통을 막기 위한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향후 경찰청과의 공조 또한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합성 이미지) 성범죄 영상과 음란, 성매매, 마약 등 온라인 범죄의 온상으로 지적된 텔레그램과 협력관계가 구축되면서 향후 방심위 차원의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30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텔레그램 측과 협의한) 핵심 사안 중 하나는 앞으로 텔레그램 내에 유통되는 불법 정보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라며 “텔레그램 측은 이런 원칙에 따라 앞으로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뿐 아니라 음란, 성매매, 마약, 도박, 불법 주식 리딩방 등 텔레그램 내에 유통되는 불법 정보에 대해 다각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심위에 따르면 이동수 방심위 디지털성범죄심의국 국장과 서경원 확산방지팀장은 지난 27일과 29일 텔레그램 측 고위직 정보책임자와 만나 두 차례 대면회의를 진행했고, 텔레그램 측은 △딥페이크 영상물 등 디지털 성범죄를 포함한 음란·성매매, 마약, 도박 등 불법정보 다각적 협력 △방심위 요청에 따른 텔레그램 내 불법정보 신속 삭제·차단 △한국 경찰청·방송통신위원회와 전향적 협의 △텔레그램 내 전담 직원 배치 △실무자 협의 정례화 등을 약속했다.

 

류 위원장은 “불법성 판단 등 내용심의에 전속적 권한을 가진 방심위가 요청 시 텔레그램은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불법 정보를 신속하게 삭제 차단 조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경찰청 및 방송통신위원회와도 전향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30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딥페이크·음란 영상물 및 디지털 성범죄, 성매매, 마약, 도박 등 텔레그램 내 유통 불법정보 대응과 관련해 텔레그램 측과의 협력체계 구축 협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방심위는 텔레그램과의 공조관계가 구축된 만큼 기존 핫라인 외에 전담 직원과 상시 연락이 가능한 추가 핫라인을 개설하고, 실무자 협의를 정례화하는 등 지속적인 업무 협력을 강화하기로도 했다.

 

성범죄 영상의 특성상 처벌과 별개로 온라인상에서 발 빠른 삭제가 피해방지의 핵심인 만큼 텔레그램 측의 협조가 해결책으로 지적돼왔다. 텔레그램은 지금까지 수사 협조 등 각국 기관의 요청에 부정적인 자세를 취하며 사용자의 정보보안을 중요한 사업전략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지난 8월 창업자인 파벨 두로프가 사이버 범죄 혐의로 프랑스에서 체포되자 전향적인 자세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심위가 그간 온라인 범죄의 온상으로 지적된 텔레그램과 공조관계 구축에 성공하면서 향후 불법 온라인 정보에 대한 신속한 삭제도 가능해졌다. 방심위는 향후 경찰청과의 협조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경우 경찰청이 요구하는 온라인 범죄 관련자의 계정정보 등도 신속하게 공유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