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일본의 신임 총리로 취임하는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총재에 대해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기시다 정권 때 물꼬를 튼 한·일관계 개선 흐름을 보다 안정화할 구체적 조치들이 요구된다고 봤다. 이시바 총재가 풍부한 정치 경력을 살려 당내 비주류적 입지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30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이시바 신임 총리가 자민당 내 역학관계를 뚫고 본인이 가진 생각과 정책 구상을 실현할지가 주목된다”며 “우선 10월 말로 예정된 총선 성적이 얼마나 나올지에 따라 가늠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전 대사는 “원로들의 지원을 받고 당선됐기 때문에 기시다나 스가 전 총리의 영향력이 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시다 총리는 한·일관계가 자신의 업적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지원해 줄 것 같지만 스가 전 총리는 결이 조금 다르고 아베 쪽에 가깝다. 이 부분에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인 김숙현 박사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인 내년에 그동안 일본이 다소 소극적이었던 신선언 도출 등에 진전이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박사는 “미국에서도 곧 새 대통령이 나오기 때문에 한·미·일 협력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며 이때 한·일 관계도 중요하다”며 “일본에서 온건파가 집권한 만큼 한국이 요구하기 전에 한국의 입장과 필요한 사안을 잘 인식해서 호응해준다면 좋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캠프데이비드 회담 이후 양국 관계에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고 본 신 전 대사는 “앞으로 구체적인 실적을 통해서 한·일관계를 더 구동해가는 동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전 대사는 “전체적으로 개선된 분위기를 좀 더 안정화하고 확고하게 하기에는 아직 모자라는 형국인 만큼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일본 새 정권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 정부도 같이 탱고를 추는 입장에서 리드를 해 준다면 현재 갖춰진 필요조건이 충분조건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