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김여사 사과’ 종합적 검토”… 檢 ‘명품백’ 처분 나온 뒤 결정 가능성 [위기의 여권]

지난 1월 ‘사과 의사’ 간접 표명 불구
검찰 수사 영향 줄 수 있다며 미뤄와
어떤 형태로 할지 시기·방식 놓고 고심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만간 무혐의 처분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김 여사의 사과 여부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사과하자는 쪽의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시기와 방식 등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여권 한 관계자는 최근 통화에서 “김 여사는 지난번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문자에서 밝힌 것처럼 사과에 대한 생각은 일관성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와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고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이미 사과 방침을 정했으나 검찰 수사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이를 미뤄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

김 여사는 지난 1월 명품가방 수수 의혹이 불거진 뒤 당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물의를 일으켜 사과하며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할 의사가 있으니 검토해달라”는 취지로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김 여사의 사과 문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검찰의 최종 판단을 지켜본 뒤 사과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미 사과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명했고, 윤 대통령도 앞선 기자회견에서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라며 사과한 만큼 김 여사의 공식 사과는 어떤 형태로든 이뤄질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관건은 그 시기와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과 방식과 관련해서는 2021년 12월 김 여사 학력 논란 등이 불거졌을 당시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기자회견 형식으로 사과한 전례와 윤 대통령이 지난 2월 대담 형식의 인터뷰를 통해 사과한 사례 등 여러 방안을 두고 실무적인 검토가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서 한 정치평론가는 “사과 자체보다 문제는 그 이후의 행동”이라며 “대선 때는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며 유권자를 향해 노여움을 거둬달라고 했는데 이제는 향후 여사의 활동 여부에 어떤 약속을 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은 과거 박근혜정부의 탄핵 국면을 언급하며 사과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어 대통령실의 결정에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중진 윤상현 의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대통령, 김 여사 다 사과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과의 시기나 방법, 방식, 여건은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이뤄지지 않겠나”라며 “섣불리 사과할 타이밍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근혜정부 정무수석을 지낸 김재원 최고위원도 “사과를 하면 그다음부터 더 심하게 시작이 될 것”이라며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를 보면 사과를 했다고 그 상황이 끝난 것이 아니고 그것이 오히려 증폭시키는 촉매 역할을 했었다”며 사과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