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교사 중도 퇴직률 전국서 가장 높아

어렵게 임용시험을 통과한 교사들이 정년보장을 버리고 학교 현장을 떠나는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부산지역 교사들의 중도 퇴직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일 부산교사노동조합이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실로부터 받아 분석한 ‘2019~2023년 초·중·고등학교 중도 퇴직 교원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부산지역 중도 퇴직 교원은 2966명이다. 2019년 462명이던 중도 퇴직 교원 숫자가 2023년 768명으로 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초·중·고교 중도 퇴직 교원은 3만3705명으로 △초등학교 1만4295명 △중학교 1만1586명 △고등학교 7824명이다. 2019년 6151명이던 중도 퇴직 교원 숫자가 매년 증가하다 지난해 서울 서이초사건으로 7626명이 퇴직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국 지역별 중도 퇴직 교원 비율은 부산이 2966명으로 가장 높고, 이어 서울(6079명), 충남(2114명), 강원(1573명), 전남(1847명) 순이다. 도서벽지 근무가 많고, 주소지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곳에 발령이 나기 어려운 도 단위 지역보다 부산의 중도 퇴직 교원 비율이 높다. 또 서울보다 눈에 띄게 중도 퇴직률이 높은 것을 보면 부산지역 교원들의 근무 환경이 부정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부산지역 전체 퇴직교사 2966명 중 5년 미만 저연차 교사는 39명으로 1.3%에 불과한 반면, 5년∼15년 미만 교사는 61명(2.06%), 15년∼25년 미만 교사는 170명(5.73%)에 달한다.   특히 10년 이상 경력을 가지고 교직 업무를 이끄는 전문성이 확보된 연차 교사들의 교직 이탈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2019년 23명에서 지난해 49명으로 늘어나 2019년 대비 113% 증가했다. 학교별로는 중학교가 3.72%로 가장 높고, 이어 초등학교 2.99%, 고등학교 2.43% 순이다. 고등학교 교원의 퇴직률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2019년 대비 퇴직자 수 증가율은 가장 높다.

 

이는 타 시·도 교사들에 비해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어려움은 물론 행정직 또는 공무직이 맡는 업무까지 교사가 떠맡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또 부산교육청의 교육감 공약 사업에 따른 생소하고 추가적인 업무에다 교육청과 관리자의 권위적인 태도도 한몫했다는 것이 교사노조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부산교육청은 명예퇴직 희망자를 조건 없이 받아주다 보니 중도 퇴직 교사 숫자가 많아 보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산교사노조는 중도 퇴직 교원 현황을 통해 초등교사의 교직이탈이 크게 증가한 것과 중학교 교원의 중도 퇴직률이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것은 생활지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초등의 경우 학부모의 부당한 간섭과 지나친 요구에 따른 문제가 크고, 중학교의 경우 학교 폭력이 가장 많이 접수되는 점을 감안할 때 연령대 특성에 따른 생활지도의 어려움과 초등학교에서 많이 나타나는 부당한 아동학대 신고가 중학교에서도 빈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한나 부산교사노조위원장은 “중도 퇴직 교사가 급증하는 것은 공교육 환경이 열악함을 의미한다”며 “어렵게 임용시험을 통과한 우수한 교사들이 정년보장을 버리고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선 교사들에 대한 처우개선과 교권회복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