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을 무려 8분간 끔찍하게”…‘文 평산책방’ 폭행男, 구속기소

檢 “조현병으로 인한 자의식 과잉…정치적 동기는 없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평산책방’에서 마을 주민들에게 내부를 설명하고 있다. 양산=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평산책방 여직원을 무차별 폭행한 2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김일권)는 상해 및 재물손괴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지난달 30일 구속 기소했다.

 

A씨는 지난달 8일 오후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운영 중인 경남 양산에 위치한 평산책방에서 40대 여직원 B씨를 손과 발로 여러 차례 때려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히고 휴대전화를 빼앗아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별다른 근거 없이 추석 연휴에 대형 참사가 발생한다는 생각에 문 전 대통령을 만나 참사 예방을 요청하기로 마음먹고 평산책방을 찾아갔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일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날이다.

 

A씨는 B씨에게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요청했으나 B씨가 “영업이 끝났으니 다음에 찾아와 달라”고 하자 무차별 폭행했다. 그는 당시 “이재명 대표는 왔다 갔나”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는 가지 않겠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임상심리분석 등을 통해 수사한 결과, A씨가 조현병으로 자의식 과잉 등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지난달 8일 오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검찰 관계자는 “A씨의 범행과 관련해 특별한 정치적 동기를 인정할 만한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치료비 등 피해자 지원 조치에도 만전을 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도 이상동기 강력범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평산책방 측은 사건 직후 A씨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재단법인 평산책방은 지난달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사회 명의의 성명을 내고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전직 대통령 경호구역 안에서 태연히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책방 윗마당에서 시작된 폭력은 아래 마당, 대문 밖, 마을 안길, 길가 주택의 벽, 심지어 길 아래 밭으로까지 이어졌다. 두 차례나 직원을 길 밑으로 굴러 떨어트리고 발로 밟아댔다”며 “몇몇 마을 주민이 나와서 막아도 폭력은 이어졌고, 여러 주민이 몰려나온 뒤에야 가까스로 멈추게 할 수 있었다. 무려 8분간 살의가 번득이는 끔찍한 폭행이 자행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왼쪽 팔이 부러졌고 갈비뼈와 척추뼈도 골절됐다. 난데없는 피습을 당한 직원이 책방의 사무를 총괄하는 책임자이자 아이의 엄마이기에 우리는 더욱 심각하게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며 “공권력이 키워낸 증오와 적대심의 구조가 무분별한 개인의 증오 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개탄과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이 기회에 문 전 대통령을 향해 날아오는 모든 부당한 정치적 음모와 음해를 멈출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