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통합수능 도입 후 가장 쉬워 영어 1등급 10.94%… 물리1 13.7% “상위권 변별력 실패” 평가 지배적
정부 “정확한 개념 이해 기조 출제” 입시업계 “본수능선 난도 오를 듯”
지난달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의 전과목 만점자가 63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과목인 국어와 수학 만점자는 각각 4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돼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9월 모의평가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129점, 수학 136점으로 6월 모의평가보다 19점, 16점이나 떨어졌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만점자가 받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떨어지면 올라간다. 통상 145점 이상은 어려운 시험, 135점 이하는 쉬운 시험으로 본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과목 모두 평이한 시험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국어는 2022학년도 9월 모의평가(127점) 이후 처음으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120점대를 기록했고, 만점자는 6월 모의평가(83명)의 54배인 4478명에 달했다. 1등급 컷은 126점으로 만점과 3점 차이에 불과해 1∼2문제를 틀리고도 2등급을 받은 수험생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보다는 높지만, 2022학년도 통합수능 체계 도입 후 평가원 출제 시험에서 수학 최고점이 144점 밑으로 떨어진 적이 처음인 만큼 평소보다 많이 쉬운 시험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적분·기하 선택 만점자는 4736명으로 추정됐다. 의대 39곳의 2025학년도 모집인원이 4485명(정원 내)이란 점을 고려하면 상위권 변별력 확보에 실패한 시험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밖에 6월 모의평가에서 1등급이 1.47%에 불과했던 영어(절대평가)의 1등급 비율은 10.94%로 올라갔고, 탐구영역도 1개 틀리면 바로 2등급이 될 정도로 평이한 과목이 대부분이었다. 물리학Ⅰ의 경우 만점자가 13.7%에 달해 1개만 틀려도 3등급이 될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
전 영역 만점자는 고3 재학생 18명, 졸업생·검정고시생 45명에 달했다. 지난 6월 모의평가는 6명, 지난해 수능은 1명을 기록하는 등 통상 전 과목 만점자는 한 자릿수란 점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수치다. 지난 6월 모의평가가 어렵게 나와 ‘불모평’이란 지적이 나오자 평가원이 전반적으로 난도를 내려 출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험생 입장에선 ‘수능 연습’인 6월과 9월 모의평가 난도가 ‘냉탕’과 ‘온탕’을 오간 셈이어서 혼란스럽다는 목소리도 높다. 평가원이 두 번의 모의평가 모두 ‘적정 난이도’를 맞추는 데 실패한 셈이어서 수능 난이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6월 모의평가보다 쉬운 시험이란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상위권 변별 가능한 문항도 충분히 포함됐다고 본다”며 “모의평가 간 난이도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문제풀이 스킬보다 정확한 개념 이해를 중시하는 문항을 출제하는 기조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시업계에선 실제 수능은 6월과 9월 모의평가 사이 수준으로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수능은 의대 정원 확대로 최상위권 N수생 유입이 많을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어서 평가원이 상위권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난도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5학년도는 의대 모집정원이 확대돼 상위권 변별력이 더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국어와 수학은 6월 모의평가 수준에 근접하게, 영어는 9월보다 다소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남은 기간 학습 수준을 조정하는 것이 안정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은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난이도를 조정하지만, 지난해보다는 쉽게 출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