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이용 자제" 통했나…추석 연휴 경증환자 전년比 73% '뚝'

2023년 3264명서 올해 878명 급감
지역센터 48%·지역기관 23% ↓
정부 ‘응급실 자제’ 촉구 등 영향

외래진료 70회 이상 환자 144만명
“의료 남용·건보 무임승차 개선을”

올해 추석 연휴 기간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내원한 경증 환자가 전년 대비 70% 이상 줄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래진료 과다 이용 등 의료남용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보건복지부가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9월14∼18일)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기관에 방문한 환자 중 경증·비응급(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 KTAS 4∼5) 환자는 일평균 1만5700명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추석 연휴에 3만3372명을 기록한 뒤, 2020∼2023년에는 2만명 초중반대를 유지해왔다. 올해는 1만5000명대로 내려오면서 전년(2만6002명) 대비 39% 감소했다.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진료 지연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응급의료기관 중에서도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일일 경증환자 수가 지난해 3264명에서 올해 878명으로 73% 급감했다.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지난해 1만219명에서 올해 5271명으로 48%, 지역기관은 지난해 1만2518명에서 올해 9604명으로 23% 떨어졌다.



정부가 경증 환자의 응급실 자제를 촉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추석 직전 경증 환자가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등을 이용하는 경우 본인 부담률을 기존 50∼60%에서 90%까지 올리도록 시행규칙을 개정하기도 했다.

다만 외래진료 이용 과다 문제는 여전한 상황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70회 이상 외래진료를 받은 환자는 13만2047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사용한 총진료비 5998억4100만원 중 건강보험으로 5002억2200만원이 지급됐다.

연 단위로 보면 연간 70회 이상 외래진료를 받은 환자는 2020년 125만9162명, 2021년 128만6815명, 2022년 137만8341명, 2023년 144만853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5년간 이들이 사용한 총진료비는 8조1241억2700만원, 건강보험으로 지급된 금액은 6조4038억21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전체 외래환자의 3.0%가 연간 지급된 건강보험의 18.3%를 사용했다.

임시공휴일에도… 정상 진료하는 병원들 국군의 날이자 임시공휴일인 1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을 찾은 내원객들이 진료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서울 시내 ‘빅5’ 병원을 비롯한 주요 병원은 이날 평일과 같이 외래 진료 및 수술을 진행했다. 뉴스1

김 의원은 “의료남용과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방치하면서 과다 의료이용자가 수년간 계속 늘고 있다”며 “선량한 대다수 국민에게 그 부담이 전가될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료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연간 외래진료를 365회 초과해 받는 경우 건강보험 본인 부담률을 상향 조정하는 ‘본인 부담 차등화’ 조치를 올해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처방일수, 입원 일수 등을 제외하고 연간 365회 넘게 외래진료를 받은 사람은 366회째부터 90%의 본인부담금을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