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의 고장’ 전남 담양군에 또 다른 애칭이 붙었다. ‘명품 쌀’의 인지도가 대나무 명성 못지않다. 전국에서 쌀 생산량이 가장 많은 전남은 생산량에 비해 그 명성을 얻지 못했다. 담양군이 품질 좋은 쌀을 생산하면서 경기 지역에 버금가는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담양군 대표 브랜드 쌀은 담양군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이 내놓은 ‘대숲맑은쌀’이다. 대숲맑은쌀이 각종 평가에서 대상을 차지한 데다 유럽과 미국 등에 수출되면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대숲맑은쌀 14년 연속 고품질쌀 수상
대숲맑은쌀은 올 7월 전남도 주관의 전남 10대 고품질 브랜드쌀 평가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상에 선정됐다. 대숲맑은쌀은 이 평가가 시작된 2011년부터 올해까지 대상 8회를 비롯해 최우수상 5회, 우수상 1회 등 모두 14차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고품질 브랜드쌀 평가는 항목이 많고 까다롭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 전남도와 전남농업기술원 등 6개 기관이 공동으로 심사를 한다. 쌀 생산부터 판매까지 생산과정 전반에 걸쳐 평가한다.
◆야간 볼거리로 체류형 관광지로 부상
담양은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아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도시로 자리 잡았다. 죽녹원과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길로 이뤄진 담양 3대 명품숲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로컬 100’에 선정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담양은 축제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담양대나무축제와 담양산타축제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올 5월 엿새간 열린 대나무축제에는 역대 가장 많은 63만명이 방문해 31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했다. ‘대숲처럼, 초록처럼’을 주제로 열린 대나무축제의 핵심은 야간 콘텐츠 강화였다. 올해 최초로 야간에 죽녹원을 개방하고 곳곳에 유등과 소원달, 발광다이오드(LED) 무빙라이트 등을 설치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1읍면 1축제’를 추진해 지역축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이번 축제에서는 담양에서만 즐길 수 있는 대나무 뗏목과 카누 등 수상체험, 해설사와 함께하는 죽녹원 인문학 산책인 ‘가자 대숲속으로 휴체험’, ‘운수대통 대박 터트리기’, ‘유퀴즈 챌린지 이벤트’ 등이 관광객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농가소득를 위한 농특산물 판매장도 큰 인기다.
담양군의 민선 8기 핵심공약은 ‘남도문화 관광도시’다. 체류형 관광도시에 총력을 모으고 있다. 주간에 관광지만 둘러보고 가는 관광객을 하룻밤 묵고 가는 체류형으로 바꾸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다. 담양군은 올해 ‘담양에서 일주일 여행하기’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여행 후기 이벤트’ 등 지역 특색을 살린 특화형 관광상품 개발로 2000여명의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했다.
군은 머물고 싶은 관광지 인프라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월 문을 연 담주다미담 예술구는 현재 15동 30실이 입주해 청년상가, 공방 등 다양한 상업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매주 거리공연과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로 거리를 채우면서 죽녹원 등 주요관광지와 원도심을 연결하고 있다.
죽녹원 인근과 관방제림, 해동문화예술촌, 담양시장, 용마루 등 주요 관광거점에 미디어 파사드, 음악분수, 미디어 아트월, 야외극장 등을 조성해 볼거리 가득한 ‘담양의 밤’을 꾸며가고 있다. 노후 관광지 재생사업비 20억원을 들여 추월산 관광지를 정비하고 에코센터 내 어린이 과학체험공간, 죽녹원 내 미디어전시관 조성 등 기존 관광지 리모델링 작업도 한창이다. 담양호 용마루길을 최고의 명품 산책길로 꾸미기 위해 2027년까지 120억원을 들여 용마루길과 금성산성을 연결하는 인도교를 설치할 계획이다.
군은 내년부터 10년간 추진되는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남부권 광역관광개발사업에서 709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1단계 사업으로 2027년까지 선정된 담관광스테이, 문화접목야행 공간 연출 등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한다.
인문학과 생태도시를 특화한 지역관광 활성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4회째 국제슬로시티 재인증과 무등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재인증, 인문학교육 전통정원 특구 재인증을 받았다.
◆이병노 담양군수 “내륙철도 완공 땐 관광객 연간 3000만 시대 열릴 것”
“담양관광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이병노(사진) 전남 담양군수는 지난해 1581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 올해 2000만명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군수는 그동안 담양에 부족했던 야간관광 활성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는 2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관광객들이 주간에 볼거리를 본 후 체류하지 않고 다음 관광지로 떠나는 게 가장 아쉬웠다”며 “하루 온종일 즐기고 하루 더 무는 관광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야간에도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의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광인프라 확충에 나선 이 군수는 “기존 관광지를 리뉴얼하고 기후변화와 관련된 어린이 체험시설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군수는 올해 광주와 대구 간 내륙철도 특별법 통과에 한껏 고무돼 있다. 그는 “담양은 기차역이 없어 관광객 유치에 애를 먹었다”며 “2030년 내륙철도가 완공되면 담양역을 이용하는 방문객이 크게 늘어 3000만명의 관광객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담양 농특산물과 관련해 이 군수는 “지역 농특산물이 전국 식탁을 넘어 해외로 수출되면서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 4월에는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코린도 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담양산 딸기에 대해 최초로 1억원의 로열티를 받기로 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의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군민 5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해 부자농촌 건설을 군정 목표로 삼고 있다”는 이 군수는 “피부미백의 기능성 물질을 다량 함유한 기능성 토마토 토담토담의 수요에 맞춰 경작면적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이 군수는 “문화거점 시설을 재조성해 예술인들에게 문화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민과 방문객의 문화향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열리는 지역축제에 대해 “주민들의 실질 소득 창출에 연계돼야 한다”며 “향토자원을 활용한 ‘1읍면 1축제’를 6개 읍·면이 격년제로 개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