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범자문 소대’ 등 부산지역 불교문화유산 4점 부산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

부산지역 사찰에서 소유 중인 불교문화유산 4점이 부산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로써 부산시가 보유한 국가유산은 총 560점으로 늘어났다.

 

부산시는 범어사 범자문 소대 등 4점의 불교문화유산을 ‘부산시 유형 및 문화유산자료’로 등록·고시한다고 2일 밝혔다.

 

산시가 2일자로 부산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범어사 범자문 소대(왼쪽)와 범어사 신중도.

이번에 지정된 시 유형문화유산은 △범어사 범자문 소대 △범어사 신중도 △능인사 목조여래좌상 3점이며, 시 문화유산자료는 △삼광사 경장 1점이다.

 

범어사 범자문 소대는 불교 의식을 행할 때 사용되는 소문(부처님 앞에 죽은 이의 죄복을 아뢰는 글)이나 발원문을 넣어두기 위해 불전에 놓였던 기물이다. 소대 앞면에는 ‘만’이나 ‘옴람’의 정법계진언(우주를 깨끗하게 하는 부처님의 말씀)을 새기고, 뒷면에는 ‘옴마니밧메훔’의 육자진언(문수보살의 진언 여섯 자)을 새긴 후 아름답게 채색돼 있다. 투각기법으로 여백을 메운 연꽃과 연꽃 가지의 섬세함, 신부 측면을 메운 간결한 꽃살 문형 장식 등이 잘 어우러져 조선 후기 불교 공예품의 제작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자료다.

 

범어사 신중도는 세로 150.8㎝, 가로 149.2㎝ 크기의 면 바탕에 대예적금강(부처님의 화신)과 대자재천(윤회의 세 영역을 다스리는 통치자), 위태천을 중심으로 천부중과 명왕부, 외호신중으로 구성된 불화로, 2019년 미국에서 국내로 돌아온 해외 환수 문화유산이다. 화면 상태가 양호하고, 1891년이라는 조성 시기가 명확하다. 19세기 후반에 활동한 금어 민규가 단독으로 그린 것으로, 청색과 적색이 대비되는 설채법 구사 등 화면구성 및 표현 양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능인사 목조여래좌상은 능인사의 주존불로 결가부좌(가부좌 자세로 앉은 자세) 자세에 오른쪽 어깨를 덮은 변형편단우견식 대의를 걸쳤으며, 오른손은 무릎 밑으로 내려 촉지인(왼손은 손바닥을 위로 배꼽 앞에 놓고, 오른손은 손가락을 펴고 손바닥을 안으로 땅을 드리우는 결인(부처의 깨달음을 나타내기 위한 손의 모양)을 표현한 작품이다. 17세기 중엽 대 상황성이 잘 반영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어깨에 비해 큰 얼굴과 넓은 무릎의 비례감, 미소가 있는 표정, 두툼하면서도 섬세한 손가락, 직선과 평행으로 균일하게 흘러내린 무릎의 옷 주름 등을 표현했는데, 보전 상태도 양호하다.

 

부산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새로 지정된 능인사 목조여래좌상(왼쪽)과 부산시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된 삼광사 경장. 부산시 제공

마지막으로 삼광사 경장은 사찰에서 경전을 보관하기 위해 만든 목공예품으로 크기와 형태가 거의 비슷한 두 점으로 구성돼 있다. 17~18세기 경상도 지역에서 유행한 구조와 문양 등 전통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 17세기에 제작된 이 경장은 희소성과 함께 학술 가치가 높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심재민 시 문화체육국장은 “이번에 지정된 부산시 문화유산 중 2019년 미국에서 국내로 돌아온 환수 문화유산인 범어사 신중도가 부산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더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가치 있는 문화유산을 적극 발굴·지정해 ‘문화유산의 도시’를 조성해 미래 세대에 소중한 문화유산을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