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남發 ‘尹·韓갈등’ 증폭… 與 내홍 가속

‘공격 사주’ 진상조사 착수 배경

당정관계 악화 놓고 주도권 싸움
친윤계 “韓, 피해자 코스프레”

친한계는 배후 규명 목소리 높여
신지호 “김대남, 진영 팔아먹어
조직 플레이인지 규명해야” 비판

여당 지도부가 2일 이른바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이 불거진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에 대한 징계 조치를 예고하고, 친한(친한동훈)계는 그 배후로 대통령실을 겨냥하면서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이 확전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특히 한 대표가 전면에 나서 대통령실과의 관계 악화도 불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당내에선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에선 “한 대표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당정관계 악화의 책임을 대통령실에 돌리며 여권 내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시각이다.

 

윤석열 대통령(왼쪽),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운데). 뉴시스

한 친윤계 인사는 통화에서 “한 대표는 용산(대통령실)에서 자신을 탄압하고, 만나주지도 않으며 당대표로서 역할 하지 못하도록 묶어두고 있다는 점을 계속해서 어필하는 것”이라며 “그러면 윤 대통령에 실망한 보수층들이 자신에게 쏠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공개적으로 요청하고, 의료 대란과 관련해 정부와 다른 입장을 계속해서 밝히는 것도 같은 차원이라는 것이다. 친한계에서도 비슷한 해석이 나온다. 한 친한계 인사는 통화에서 “한 대표가 실적을 내야 하는데 의원들과 교감이 적고, 대통령실과 협조가 안 된다는 게 딜레마”라며 “지금으로선 ‘나는 최선을 다했지만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지 않나’라고 일반 대중에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이를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쇼”라고 혹평했다. 이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한 대표의 거듭된 독대 요청에 대해 “(한 대표가) ‘국민 여러분 저는 고양이(윤 대통령)한테 방울 달려고 합니다. 고양이 이리 와’ 이렇게 하고 그거 보여주면서 쇼하고 있는 것”이라며 “(쇼가 계속되니) 고양이도 열 받았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대통령실사진기자단·뉴스1

이번 의혹을 해당 행위로 규정한 친한계는 정식 절차를 밟아 김 전 선임행정관의 배후를 밝혀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만약 이 모든 것을 용산에서 지시했다면 이건 선거 개입이고 법적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채널A 유튜브에서 “이완용은 나라를 팔아먹었는데 김대남씨는 진영을 팔아먹었다”며 “단독범행이었는지, ‘조직 플레이’였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TV조선에 출연해 “김 전 선임행정관은 명백히 강승규 의원(전 대통령 시민사회수석)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친윤계는 개인의 일탈이라며 배후설을 일축하고 있다.

 

김 전 선임행정관은 윤 대통령의 팬클럽에서 활동하다 2022년 대선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고, 7·23 전당대회에서는 나경원 의원을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번 의혹의 계기가 된 서울의소리 보도를 두고 “목적은 이재명 대표 판결 시기 이슈 전환, 탄핵을 위한 김 여사 의혹 부풀리기, 윤한갈등 증폭”이라며 “우리가 할 일은 그들의 탄핵 시나리오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