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빼고 원내지도부 만난 尹 “일당백 각오로 국감”

추경호·김상훈 등 2시간여 만찬
특검 재표결 앞서 표 단속 성격
김 여사 사과 문제는 언급 없어

韓 패싱 논란에 용산 “당이 요청”
국힘 “秋, 韓에 먼저 충분히 설명”

윤석열 대통령이 2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데 이어 여당 원내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했다. 4일로 예상되는 특검법 등 재의결과 7일 시작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원내지도부를 격려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당내 이탈표를 막기 위한 단속 성격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30분쯤부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등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 당 소속 상임위원장·간사들과 만나 “무엇보다 정쟁하고, 야당하고 싸우는 국감이 아닌 국익 우선, 민생 국감이 됐으면 좋겠다”며 “우리는 숫자는 적지만 일당백의 각오로 생산적 국감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국민의힘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이 국회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의료개혁의 당위성을 언급하며 “미룰 수 없는 과제로 흔들림 없이 추진해가야 한다. 의사집단을 대척점에 두고 추진하는 게 아니라 국민께 꼭 필요하는 의료를 제공하는 분야에 충분한 보상을 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여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들과 만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당측 참석자들은 상임위별 현안을 설명하고 의견을 교류했으며, 추 원내대표는 “야당의 부당한 공세에 맞서 싸우겠지만 민생국회를 만들고 여당의 책임을 다하는 국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후 8시50분까지 약 2시간20분 동안 이어진 이번 만찬 참석자들은 “국가와 국민을 한가운데 두고 민생 우선으로 하는 국감을 만들자”며 콜라로 건배를 했다고 한다.

최근 줄곧 윤 대통령에게 독대 요청을 해온 한동훈 대표는 이날 참석 대상이 아니어서 ‘한동훈 패싱’ 논란이 불거졌으나, 대통령실은 “당에서 요청이 와 마련된 자리”라며 의도적으로 한 대표를 배제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신 원내대변인도 “추 원내대표가 한 대표 쪽에 먼저 이번 만찬이 열린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했고 한 대표도 이견을 나타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만찬에서 김 여사 사과 문제나 한 대표에 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고 신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박수치는 참석자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추경호 원내대표(왼쪽 여섯번째), 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간사단 등 참석자들과 손뼉을 치고 있다. 만찬에 참석 못한 한동훈 대표는 “좋은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대통령실 제공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만찬이 진행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날 윤 대통령은 김 여사·채 상병 특검법과 지역화폐법에 대해 재의를 요구했다. 지난달 19일 야당 단독 처리로 국회를 통과한 이들 법안에 대해 정부는 지난달 30일 국무회의를 열어 재의요구안을 의결한 바 있다.

민주당은 4일 본회의 재표결을 통해 대통령실과 여당을 재차 압박할 계획이다.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 공소시효가 10일에 만료되는 만큼 시기를 늦춘다면 ‘직무유기’라는 입장이다. 김 여사 특검법은 두 번째, 채 상병 특검법은 이번이 세 번째 재표결이다. 부결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최근 당정 갈등 기류와 맞물려 여당 이탈표 유무에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108석인 국민의힘에서 8표 이상 이탈표가 나오면 재의 요구한 법안들이 재가결돼 법률로 확정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