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에 ‘전문직 취업비자(E-4)’ 신설 요청…“경제안보 강화 협력”

정부가 미국 측에 우리 국민에 대한 전문직 취업비자 신설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한·미는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 등 경제안보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제9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 회의사진

3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인선 외교부 제2차관과 호세 페르난데즈 미 국무부 경제차관은 전날(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제9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를 수석대표로 주재했다. 양측은 무역, 투자, 공급망, 디지털 경제 및 에너지·환경 등 경제 분야 전반에 걸친 양국 간 협력 성과를 점검하고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협의회는 양국 수도가 아닌 곳에서 처음 개최됐다. 조지아주에 최근 주요 한국 기업이 다수 진출하며 한국이 조지아주의 최대 투자 중 하나가 됨에 따라서다. 

 

강 차관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 배경에 미 정부와 주 차원의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있었다면서, 한국의 대미 투자 기업들이 미국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같은 투자 여건이 지속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 차관은 미국 측에 우리 국민에 대한 전문직 취업비자인 E-4 비자 신설을 위한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E-4 비자가 생기면 전문 인력의 단기 파견 등이 더 원활해질 수 있다. 강 차관은 또한 한국의 무역, 투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 측 조치가 있을 경우 앞으로도 충분한 사전 협의를 해달라고 했다.

 

페르난데즈 차관은 2021년 이래 한국의 대미 투자가 1억4000만달러를 초과했고, 특히 조지아 주에는 240억달러 이상의 투자가 이뤄졌다면서 이러한 경제협력을 통해 양국 국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느끼고 양국 경제가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

 

이어 한국이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MSP) 의장국으로서 글로벌 경제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평가하고, 양국이 MSP를 중심으로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과 양국 경제안보 강화를 위해 지속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전 애틀랜타에서 미 국무부와 공동으로 ‘제8차 한미 민관합동 경제포럼(PPEF)’도 개최했다. 2017년 출범한 PPEF는 양국 정부, 의회, 재계, 학계 등 인사들이 양국 경제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플랫폼으로, 이번 포럼은 핵심·신흥기술 공급망 강화를 위한 한미 간 협력 및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기술 이용에 관한 한미 간 협력을 주제로 개최됐다.

강 차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의 대미 투자가 미국 제조업 및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면서 “자유, 민주주의, 법치와 같은 기본가치를 공유하는 양국 간 긴밀한 협력 관계가 경제 분야에서도 지속 강화되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강 차관은 포럼 주제인 핵심·신흥 기술 및 청정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은 양국은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페르난데즈 차관도 기조연설에서 “최근 몇년간 양국이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한 경제협력을 이뤄오고 있다”면서 “특히 전기차, 반도체, 배터리, 태양광 등 핵심기술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양국 간 기술혁신, 공급망 안정 및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 차관은 민관합동 경제포럼 참석 이후 조지아 공과대학교를 방문, 한국 기업과 함께 협업 중인 3D 시스템 패키징 연구센터(3D Systems Packaging Research Center)를 둘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