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와일드 카드 ‘업셋’ 위기에 몰린 이승엽 두산 감독이 3일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선 총력전을 예고했다.
이 감독은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KT와의 홈 2차전을 앞두고 “내일은 없다. 어제 불펜 소모가 많지 않았으니 오늘 쓸 수 있는 불펜진은 다 써야 한다”고 밝혔다. 정규리그 4위 두산은 전날 5위 KT와 치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0-4로 패배했다. 선발로 나선 곽빈이 1이닝 4실점으로 무너진 게 뼈아팠다.
이날 두산이 패배할 경우 역대 최초로 5위 팀이 4위 팀을 꺾고 준플레이오프(준PO)에 오르게 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2차전까지 열리는 것도 2016년, 2021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5위 결정전부터 단두대 매치서 연달아 승리로 장식하고 있는 KT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이 감독은 이날 선발 투수로 최승용을 내세웠다. 이 감독은 “집중력 있는 경기에선 체력 소모가 다르고 최승용도 85구 넘게 던져본 적 없기 때문에 5∼6이닝 길게 던지리라고는 바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팀이) 초반에 대량 득점하고 승용이가 길게 던져준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경기 상황을 보면서 투입할 수 있는 선수는 다 투입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감독은 전날 1이닝만 던진 곽빈과 4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한 조던 발라조빅도 투입 가능한 자원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투입 시기가 굉장히 고민된다. 어제 58구를 던진 발라조빅도 본인이 (출전) 대기한다고 했다. 그런 팀을 위한 마음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부 출혈도 있다. 쇄골 통증으로 전날 대수비로만 나왔던 주전 포수 양의지는 이날도 타격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 감독은 “어제보다 확연히 좋아졌다는 점은 안 보인다. 어제와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두산의 선발 라인업은 전날과 동일하다. 단 한 점도 못 냈던 만큼 이날 만큼은 방망이가 불을 뿜기를 바란다. 두산은 정수빈(중견수), 김재호(유격수), 제러드 영(좌익수), 김재환(지명타자), 양석환(1루수), 강승호(2루수), 허경민(3루수), 김기연(포수), 조수행(우익수) 순으로 타석에 선다.